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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Feb 25. 2021

[아이의 사생활] 아이에게 '사랑'이란?

어느 날 궁금해졌다, 내 아이는 사랑받고 있을까?

애교 3종세트


오랜만에 쉬고 있는데... 어슬렁어슬렁 내 옆으로 다가오는 아이

아직은 작고 가벼운 아이라 번쩍 들어 배 위에 올려본다.

등을 살살 긁어주니 좋아하며 애교를 부린다.

문득문득 화내는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기분 좋을 때, 생각날 때마다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오늘이 딱 좋은 날~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아이를 이만큼 사랑하는데, 아이는 엄마가 이만큼 사랑하는 줄 알까?'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걸 아느냐고

아이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안다고

그래서 물었다. '사랑이 뭔지 아냐고~'



엄마 : 서윤이는 '사랑'이 뭔지 알아?

윤 : 응

엄마 : 뭔데?

윤 : 등 긁어주는 거?  

엄마 : 등 긁어주는 게 사랑이야? 그럼 또?

윤 : 칭찬하는 거

엄마 : 칭찬하는 거 사랑이야? 또?

윤 : 안아주는 거

엄마 : 또~

윤 : 사랑해주는 거

엄마 : 어떻게 하는 게 사랑해주는 건데?

윤 : "넌 귀여운 아기야~"라고 하는 거

엄마 : 넌 귀여운 아기야~ 말해주는 거? 그리고 또?

윤 : 안아주는 거

엄마 : 그럼 어떻게 해주는 사랑이 제일 좋아?

윤 : 안아주는 거, 아!!! 뽀뽀해주는 것도 사랑이야~

엄마 : 뽀뽀해주는 것도 사랑이야?

윤 : 갑자기 생각났어.  뽀뽀해주는 것도 사랑이라는 게...(스스로 대견한 듯)

엄마 : 그럼 서윤이는 사랑받고 있어?

윤 : 음.... (뽀뽀해주면) 이 사람~


엄마 : 서윤아, 그럼 언제는 사랑받는 느낌이 안 들어?

윤 : 혼날 때

엄마 : 혼낼 때!!! 혼나면 사랑받는 거 같지 않아?

윤 : 그건 그냥 혼내는 거지.

엄마 : 그건 그냥 혼내는 거지 사랑하는 게 아냐?

윤 : 생각을 해봐. 엄마가 할머니한테 혼나는데... 그게 칭찬이야?

     그냥 혼나는 거지. 그거 하고 똑같아!



아이가 사랑받는 느낌을 알고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가끔 우리 딸이 가끔 친정엄마한테 하는 말이 생각났다.

윤 : 할머니, 이 사람(엄마) 좀 혼내주세요.

친정엄마 : 내가 어떻게 해?

윤 : 이 사람은 할머니 딸이잖아요!!

친정엄마 : 내 딸인데, 너네 엄마잖아~

윤 : 할머니 딸이니까 할머니가 책임져야죠.

     할머니 딸이 잘못하면 할머니가 엄마니깐 혼내는 거에요



7살 아이의 생각은 아직 순수함이 많이 묻어있다.

둘째라 그런지 첫째보다는 두뇌회전이 빠르다.

엄마보다 쎈 건... 엄마의 엄마라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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