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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Apr 07. 2021

[아이의 사생활] 물 대신 커피?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것!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마고

내 아이의 사랑스러웠던 어린 시절들...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눈빛이  많이 바뀐 첫째와 달리...

묘한 눈빛으로 알게 모르게 엄마 아빠를 들었다 놨다 하는 둘째~♡


등원을 마치고 생전 사지도 않던...

2500원짜리 스타벅스 빨대 커피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 등원 길에 유치원 앞에서 가방을 살짝 열어보니

물통을 깜빡한 것...

오늘은 바깥활동을 하는 날이라 물이 꼭 필요할 것 같았다.

고민하다가 유치원 뒤쪽에 있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 가서 생수를 고르는데...

아이가 절레절레 손사래를 치며 사지 않겠다고 했다.

"물 가져가야지. 물통 안 가져가면 물 못 먹는다며??"


코로나로 인해 유치원이나 학교나 모두 개인 물통이 아니면 물을 마시기 어렵다고 했다.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물이 있는데 안 마시는 것과 없어서 마시지 않는 것은 다르니까...


굳이 뭘 잘 사지 않는 나였지만

나름 큰 맘먹고 물을 사려는데 도통 안 사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음료 코너에 가서 스타벅스 커피를 하나 들고 온다.

"엄마, 이거 사자. 이거 엄마가 좋아하는 커피에 그려진 그림이잖아."


아이가 들고 온 커피를 바라본다.

난 스타벅스 빨대컵을 좋아하지 않는다.

행사도 안하고 비싸니깐... (ㅜ.ㅜ)

남편이 언젠가부터 맛있는 커피 사주겠다고 사주기 시작한 스타벅스 커피. 아이는 엄마가 초록색 여자 그려진  커피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나보다.

"커피 말고 물 사야지~"

"아니야, 물은 선생님이 물통 없으면 컵 주셔. 물은 없어도 돼. 이거 사자. 엄마는 이거 좋아하잖아~"


엄마가 좋아하는  거라며 애지중지 들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딸아. 엄마는 커피를 좋아하는 거야. 스타벅스는 아니어도 되는데....엄마는 비싼 커피보다 양 많은 커피가 좋은데...'

마음에 있는 말은 지금은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정말 물 안 사도 돼?"

"응. 대신 나 좋아하는 소시지 사줘."

" 응, 소시지는 사줄게."

"대신 소시지는 엄마 주머니에 넣어놔야 해~"

"알겠어. 엄마가 잘 넣어놨다가 유치원 끝나고 줄게."


평소 좋아하던 편의점 달달 구리 2+1 커피를 두고.. 세일도 없는 스타벅스 커피를 계산하고 나왔다.


오늘 아침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로 시작해야겠다.

딸이 준 선물 ♡


제일 소중한 토토와~


아침에 일어나다가 발로 인형을 건드리더니 벌떡 일어난다.

"안돼!!! 제일 소중한  토토는 발로 건드리면 안 돼~"

" 뭐??? 제일 소중한 게 토토야??"

"토토는 제일 소중한 내 인형이야~ 왜?? 토토가 제일 소중하다고 하니까 서운해??? 에이~ 엄마가 제일 소중하지~"

나를 소중하다며 토닥이는 7살 딸래미


아이에게 제일 소중한 건 "토토"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건 "커피"

7살 둘째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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