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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Apr 23. 2021
[이 노래] 어른들은 몰라요
#. 아이가 나를 속상하게 할 때 듣는 노래
<어른들은 몰라요>
김명곤/작곡 박건호/작사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 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건데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알약이랑 물약이 소용 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 싸. 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
<그 시절 내가 좋아하던 그 노래>
어릴 때, 내가 좋아하던 노래였다.
특히 엄마에게 혼나거나 속상할 때 혼자 부른 던 노래였다.
노래 가사와 음은 밝고 명랑하지만 나는 어쩐지 이 노래가 너무 슬펐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8살에서 10살쯤이었다.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 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
"사랑해주세요."
사랑이 고픈 삼 남매 중 둘째였던 나는 그저 홀로 노래를 흥얼거리며
비련에 빠진 어린 소녀처럼 하늘만 보고 있었다.
딱히 속마음을 나눌 친구도 없었고
그렇다고 일기를 쓰기엔 누군가 내 마음을 알게 될까 두려웠던 것 같다.
그냥 어린 시절 '어린이로서 아무것도 없다는 자괴감을 느낄 때면....'
막연하게 구슬프게 부르던 노래가 "어른들은 몰라요."였다.
<30년이 지나면 어린이도 어른이 된다.>
그 노래를 다시 듣게 된 건, 2000년도 초 사촌동생과 함께 뽀로로 영상을 보면서였다.
막 대학에 입학한 나는 신묘한 뽀로로에 재미에 푹 빠졌다.
울다가도 뽀로로와 친구들만 나오면 방긋 웃던 사촌동생을 따라 보던 뽀로로는 생각 외로 재밌었다.
또한 아름다운 노래에 짧은 뽀로로 영상이 함께 뮤직비디오처럼 나오는 뽀로로 음악을 들으면 다시 동심으로 돌아간 착각이 들어서 왠지 마음이 맑아지는 듯했다.
20살의 나는 대학에 진학했고, 집을 떠나서 제법 자유도 가지게 되었고, 나름 꽤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에 여유 있게 듣는 동요는 무척 아름다웠다.
가사 하나하나 음 하나하나가 버릴 것 없이 너무 완벽했다.
아름다운 동요에 귀여운 영상까지, 갓 3살이 된 조카 옆에서 나는 뽀로로 영상에 빠져들고 했다.
2013년, 본격적으로 아이를 낳고 내가 엄마가 되어 육아를 시작한 30살 무렵..
약 10여 년 만에 뽀로로 영상과 노래를 다시 들었다.
아이는 10년 전 사촌동생이 그랬던 것처럼 뽀로로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었고, 뽀로로와 함께 울고 웃었다.
내가 어렸던 90년대에 10살인 내가 듣던 노래와
2000년대 초반의 20살의 내가 듣던 노래...
2010년 초반의 30대가 되어 듣던 노래...
2020년 40대가 가까워지며 10살 아이를 키우는 내가 듣는 '어른들은 몰라요'
30년의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나와 내 아이가 같은 노래를 듣고 있다는 게 조금은 신기했다.
10살이 된 나의 딸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른들은 몰라요."를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 엄마인 내가 딸인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억력이 좋은 나는, 어린 시절 내가 했던 생각들이 자주 떠오른다.
그래서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까지 대부분 미리 알아내버릴 때가 많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보다 더 빨리 반응하고, 더 빨리 제어할 때가 있어 가끔은 미안한 마음도 든다.
"엄마도 네가 왜 그러는지는 아는데....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나는 이제 어른이 되었고,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다.
아이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어른이 된 나의 생각은 아이의 생각과는 또 다르다.
아이도 아마 이 노래를 들으면 엄마인 내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생각할 것 같다.
<알 수 없는 엄마의 마음>
아이가 말을 안 들어 속상한 날
"어른들은 몰라요." 노래를 들어본다.
어쩌면 그 시절 내가 어른들에게 했던 작은 반항들,
서글픈 감정을 지금 내 아이도 느끼고 있지 않을까 되돌아본다.
아이가 날마다 하는 생각, 아이가 가지고 싶은 것들, 아이가 하고 싶은 행동들은
내가 어린 시절에 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었다.
그냥 다~~~ 하고 싶은 게 아이들의 마음일 것이다.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고 싶었는데, 학교에 들어가니 나도 어쩔 수 없는 학부모가 되어간다.
아이에게 자꾸 무서운 엄마가 되어가는 건 속상한 일 같다.
"아이들도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엄마 아빠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아이들은 몰라요~"
어른인 나도 가끔은 어린아이인 '딸'에게 투정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엄마 마음도 좀 알아달라고!!!'
하지만 아마 모를 것이다.
내가 우리 엄마의 마음을 잘 모르듯, 우리 딸도 내 맘을 아마 모를 것이다~
엄마 몰래 친구와 놀고 싶을 때, 놀이터에 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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