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두씨앗 Sep 09. 2022

[메모장] 보따리 타령

물에 빠진 사람과 보따리

물에 빠지면 사람들은 외친다.

"살려 주세요~"

물에서 허우적거릴 때는 일단 살기만 하면 다 괜찮을 것 같았다.

누군가 그 사람을 건져 물 밖으로 꺼내 주면

그 사람은 그제야 잃어버린 보따리 생각이 난다.

물에 계속 빠져 있었다면 보따리 생각은 못했겠지

근데 사람이 물 밖으로 나오면 기왕이면 잃어버린 보따리도 찾고 싶고 그런 거다.

'물에 빠진 사람 살려놓으면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

라는 속담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속담을 무척 싫어한다.

아니 죽을 뻔한 거 살려줬으면 고마워해야지, 왜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해? 양심도 없이...

그런데 참 물에 빠졌다가 물 밖에 나와보니

기왕이면 보따리도 찾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그게 이기적이면서도 사람의 본심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주제글] 길 위에 서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