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단꿈
"너는 나중에 어떤 집에 살고 싶어?"
"글쎄 생각 안 해봤는데..."
"나중에 나이 들면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결혼하면 어떤 집에서 살 건지 생각 안 해봤어?
"응.... "
유정은 대학 졸업 이후 쉼 없이 달려왔다. 유정의 집 경제상황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유정은 졸업과 동시에 독립을 해야 했고, 다행히 그녀는 졸업식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했다.
그녀는 매달 나가는 월세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했고, 일하지 않는 순간에 그저 멍하니 노래를 들으며 옛 생각에 잠겨있길 좋아했다.
" 사실 미래에 어떻게 살지는 아직 생각 안 해본 거 같아."
졸업과 동시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사회는 그리 녹록지 않았다. 갓 사회에 나온 초년생이 유정에게도 '실수'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장난기 많고 밝은 유정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도 그쯤부터였다.
매달 나가는 생활비에 비해 그녀가 받는 월급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 걱정 없이 즐거웠던 유년시절, 혹은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그 생각에 빠져 있을 때만큼은 그녀는 꽤 행복했던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유정이 잠깐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에 정우는 열심히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나는 말이야. 나중에 도시 외곽에 정원 딸린 집을 지을 거야. 도심은 너무 복잡하잖아. 정원에 흔들의자도 놓고 나무로 만든 벤치도 놓을 거야. 나는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너를 위해 모닝커피를 탈 거고 네가 일어나기 전에 네 옆에 가져다 놓을 거야."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는 정우를 보며 유정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 얘기 상상만 해도 좋은데? 그런데 말이야 모닝 키스 같은 건 없어?"
"당연히 있지 바보야. 그거 말로 해야 하나?"
정우는 턱을 괴고 장난스럽게 정우를 바라보고 있는 유정의 입에 키스를 했다.
"나 꿈을 꾸고 있는 거 같아. 아주 기분 좋은 꿈. 살면서 이렇게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정우 씨랑 이렇게 있다 보면 꿈처럼 몽롱해지는 기분이야."
"이건 꿈 아닌데???"
"아니, 그냥 당신과 있는 모든 것들이 이상하게 행복하면서도 불안해. 나 이상하지?"
유정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우는 유정을 살포시 감싸 안았다.
"응, 그건 네가 이상한 거야. 그런 생각하지 마. 난 꿈이 아니야. 네 옆에 이렇게 실제로 있잖아. 불안해하지도 말고. 늘 이렇게 네 곁에 함께 있을 거야."
"당신이 좋아."
"나도 네가 좋아. 그럼 된 거지?"
유정은 정우의 어깨에 살포시 기댔다.
'만약에... 이 꿈에서 깨어난다면 너무너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유정은 정우에게 들리지 않게 마음속으로 읊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