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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Jan 30. 2019

[엄마일기] 첫눈이 오면

"엄마 빨리 눈이 왔으면 좋겠어."


어린이집 하원을 하며

고사리같은 손에 종이 뭉탱이 2개를 보물처럼 챙기는 딸에게 그게 무엇인지 물어봤다.

"눈사람이야."

아.. 그렇구나 잘 만들었네.

"엄마 빨리 눈이 왔으면 좋겠어"

왜?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들거야"

우와 신나겠는걸?

그런데 엄마는 눈 차가워서 싫은데~

"엄마 눈이 오면 엄마 얼굴에 눈이 묻으면 내가 털어줄게"

정말? 고마워~

"엄마 눈이 엄마 옷에 뭍으면 내가 털어줄게"

고마워~

"엄마 눈이 엄마 가방에 뭍으면 내가 털어줄게"

응 잘 닦어줘~

"눈이 엄마 신발에도 뭍으면 내가 그것도 털어줄게"

아이의 말 속에 함박눈을 온몸으로 맞아

소복한 눈사람이 된 내 모습이 떠올라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나는 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얀눈을 보며 껑중껑중 뛰어다닐 녀석을 생각하니 갑자기 눈이 그리워졌다.



- 2018년 11월, 초겨울 어느 날

 하원 하던 딸이 내게 문득 꺼낸 첫 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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