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천천히 지나가렴]
수시로 하늘 보기를 즐겨하는 나지만 가을 하늘은 특별하기에 평소보다 더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며 가을에 취하곤 한다 하늘멍도 꽤나 즐겨하며 말이다 농염한 가을이 다가오니 달의 채도가 눈에 띄게 짙어졌다 올가을 들어 달을 보며 몇 번이나 예쁘다는 말을 내뱉었는지 모르겠다
물론 사계절의 풍경 모두 매력이 넘치고 안 예쁜 계절이 있을까 싶지만 부드럽고 그윽한 가을 달빛과 한 겨울의 달빛을 보면 그리운 이에게 연시(戀詩)를 전하기도 한다
어디 달빛뿐이랴 알록달록 물든 나무들의 풍경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온도와 적당한 습도 상쾌함이 느껴지는 청명한 공기 높고 맑은 하늘 후드득 떨어지는 낙엽들 걸음을 뗄 때마다 낙엽 밟는 바스락 소리마저 사랑스럽다 이토록 어여쁜 가을의 사랑은 빠짐없이 담고 남기고 모아둬야 한다
작년 책꽂이에 꽂아두었던 낙엽을 꺼내고 바람이 나뭇잎을 전부 다 데리고 떠나기 전에 올해의 낙엽 추수를 시작해야지 과하지 않고 넘치지 않게 익어가는 가을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놀라운 능력이 있음이 분명하다 아침 창문을 열어보니 킁킁 가을비 냄새가 난다 비가 내리면 예쁜 우산을 꺼내 쓰고 나가야지 가을아 조금만 천천히 가렴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줄게..
ᴘ. s 11월의 가을이 되었으나 가을에 꼭 들어야 할 노래를 추천해 본다 1) Barry Manilow의 ‘When October Goes’ 2) 최백호 님의 ‘가을 편지’ 마지막으로 3) 윤종신 님의 ‘9月’
제가 좋아하는 버전으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