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그림자 Nov 24. 2023

ᴇᴘ. 41 오랜만에 펼쳐 본

[불안의 서_봄날의 책]



소아레스가 저물녘을 사랑하듯이 저물녘에 창 바깥으로 바라보는 길거리 풍경을 사랑하듯이 인간에 대해 회한밖에 남은 게 없는 듯한 그이지만 익명의 사람들 그 소소한 사람들을 사랑하듯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사랑하듯이 그 어떤 집요한 사색을 보탤 필요도 느끼지 않은 채로 그것들을 사랑하듯이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페소아를 사랑했다 위대할 것도 없고 거룩할 것도 없고 카리스마도 없고 멋지지도 않았지만 도리어 초라하고 궁색하고 연약하고 파리하기까지 했지만 페소아의 페르소나 소아레스는 완전했다 단지 저물녘의 풍경처럼 수만수억 년을 우리 곁에 끊임없이 찾아와 준 일몰을 읽는 마음이 되어 페소아와 독대했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책 한 권이 있다는 사실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ᴘ. s 이 책은 정말이지 볼 때마가 감동이고 좋아요, 제가 알기로 두 곳의 출판사에서 번역본이 나온 걸로 아는데요, 두 버전을 다 읽어 보았지만 봄날의 책 버전이 훠얼씬 깊은 울림이 있는 것 같아요:)



작가의 이전글 ᴇᴘ. 40 혹시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