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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그림자 Dec 05. 2023

ᴇᴘ. 43 깊은 사람

[자기소개는 늘 어려운 법]



어렸을 적엔 외적으로 멋진 사람들을 보면 눈길이 갔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멋을 낸 사람들에겐 오히려 시선을 주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경험으로 인해 느껴온 것과 막연한 편견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 사실을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지만 경험상 첫인상이 어긋나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에)


관계는 단순한 훈련으로는 보완할 수 없는 오랜 기간 쌓아온 그 사람의 분위기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어릴 적과는 다르게 어느새 멋의 기준이 변했음을 느끼고 있다 물론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내면의 본질을 깨달으려 노력하는 사람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심이 느껴지는 사람 눈빛만으로 그 사람의 분위기가 전해져 오는 사람을 보면 나는 압도당하고 만다


그 사람이 자주 하는 말 그 사람이 자주 가는 곳 그 사람이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그 사람을 말한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위치에 관계없이 오만함보다는 순수함을 지닌 사람 주고받는 대화의 깊이나 삶에 대한 태도 같은 것들에서 존경이 느껴지는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은 올곧은 사람 어쩌면 좋은 사람 뛰어난 사람이라는 건 이들을 두고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감히 쉽게 가지려야 가질 수도 없고 가리려고 해도 가려지지 않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하고 애정한다


종종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지만 내가 느끼는 모습과 타인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금껏 수도 없이 자기소개를 해야 하는 자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고민한다 그럴싸한 스펙이 아닌 진정성 있는 스토리로 의미를 함축하여 나를 표현하는 방법은 아마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일인가 보다 언제 어디서든 당신은 어떤 사람이에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그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할 수 있는 마땅한 내가 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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