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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그림자 Mar 14. 2024

[ᴍ] 사랑을 고백하는 일




떠들썩하던 나의 연애는 없어졌다 용기가 없어서인지 혹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두려워서인지도 모르겠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를 찾아 숨어들고 아무렇지 않은 척 나다운 척 잘 지내는 척 뜨겁게 사랑하는 건 할 줄 모르는 척 그렇게 난 적당한 게 좋다며 사람들에게 말을 한다 그 말을 몇 번이나 곱씹고 되뇌면서 나를 현혹시켜 마치 그게 원래 나인 것처럼 적당히 사랑하는 척하고 살아가면 상처받지 않을 것 같았는데 왜 내 마음은 자꾸만 쓰려오는지


아마 수많은 감정들 중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앞에 놓이는 순간부터 내 마음은 내 것이 아닌 게 된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자 하는 대로 맘껏 표현할 수 없을 때 난 한없이 작아지고 자신 없어진다 절대 내 마음의 확신이나 자신 없어서가 아닌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크면 다른 건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리고 마는 것이다 절대 그 마음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 건 있을 수 없게 되는 것 그렇게 계속 쓰이고 쓰이고 또 쓰이는 마음의 상태가 되는 것 그럼에도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 그저 당신의 삶 곳곳에 기쁨과 행복 그리고 희망들이 스며있음을 시시때때로 알려줄 무언가가 꼭 있길 바라본다 우리는 똑똑한 듯 보이지만 때때로 어리석고 바보 같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존재들이므로


전하고 싶은 말들을 다 전하지 못해 멍하니 바라보고 그저 멀리서 안아주는 게 전부지만 늘 넘쳐 버리는 마음이 몹시 아까워 당신에게 글을 적는다 나의 모든 글은 당신을 향해 있다 어떤 작가가 그랬지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쓸 이유가 없다고 전에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이 문장을 지금은 알 것 같다 나 역시 글을 쓰며 다시금 위로받는다 내 마음을 돌봐줬다는 의지에서 발현되는 위안 나를 위로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는데 사랑이 된 글들 이렇게 전해지지 않은 마음들은 오늘도 나의 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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