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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Apr 13. 2022

그림책 만들기 수업

느린 정원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그림책 만들기 라는 이름의 줌 강의 공지를 보게 되었다. 육아 휴직 기간 부족한 시간이나마 그림 그리는 것, 글 쓰는 것 기회가 될 때 원 없이 해보자 다짐했었기에 행여 늦을까 부랴부랴 강의를 신청했다.


한 달 여간을 기다려 열린 첫 수업,

마인드 맵을 작성하고 어떤 주제로 책을 만들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난 이미 수업을 기다리는 동안 줄거리는 물론 캐릭터까지 다 구상해 놨기 때문에 수업 시간 중의 과제 뿐 아니라 다음 주 수업 과제까지도 마무리를 해 버렸다.


수강생들 중에는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엄마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모두가 나처럼 아이에게 주고 싶은 책을 만드는 목적으로 수업을 신청하였으니 정말 다들 지극 정성이다.

교훈적인 내용으로 글을 쓰기엔 내 깊이가 너무 얕고, 동화책을 만들기엔 내 창의력이 부족하여 난 아주 일차원적인 글을 쓰기로 결심했었다.

써 놓고 보니 아이에게 주는 선물을 빙자한 내 버킷리스트이다.


대략적으로 써 본 8페이지 분량의 그림책 초안을 소개한다. 이 글을 어떻게 그림과 연결하느냐의 가장 큰 고민이 남았다.



작가명

sunshine


책 제목

우리 가족 세계테마여행



프로필

만 40의 나이에 첫 아이를 낳아 몸은 곯아가도 마음은 들떠 있는 초보맘입니다.

짧은 휴직 생활을 맞아 버킷리스트 맛보기 체험 중입니다.


책소개

내 아이, 여행, 책, 맛있는 음식들, 미술관, 역사, 동물들... 이 책은 뚠뚠개미가 계속해서 일하도록, 돈을 벌 수 있도록 제가 사랑하는 것들을 모아 놓은 마법의 주문서입니다(남편은 덤).



글 내용(스토리)

page 1.

아빠 엄마는 결심했어.

오늘 사랑이와 여행을 떠날 거야.


page 2.

새벽 동트기 전 캠핑카를 타고 아프리카 세렝게티에 가자.

사람들과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들을 만나보자.

우리는 그들이 놀라지 않게 몰래 숨어서 볼 거야.


page 3

해가 뜨면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로 가자.

따뜻한 태양 아래 자전거를 타고,

고흐 할아버지가 사랑했던 꽃밭을 달려보자.


page 4

허기가 질 때쯤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으러 이탈리아에 가자.

든든한 배를 두드리며 길을 걷다보면

눈과 귀가 더 행복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거야.


page 5

그동안 다져놓은 체력으로 네팔의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자.

잠시라도 신이 허락하신 놀라운 풍광을 볼 수 있도록

에베레스트 산신령께 기도도 드려보자.


page 6

낙타를 타고 피라미드가 있는 이집트로 가자.

스핑크스의 퀴즈를 풀고,

왕들의 무덤 뒤로 내려앉는 석양을 보자.


page 7

해가 지고 밤이 깊어지면, 겨울나라 핀란드로 가자.

오로라 커튼 사이로 쏟아지는 별들을 보며

우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껴보자.


page 8

사랑아, 밤이 깊었으니 집으로 돌아오자.

그리고 내일 또 다시 새로운 곳으로 떠나자.

잘 못 길을 들더라도, 지치면 쉬어가더라도

우리 가족 함께 손잡고 행복한 여행 계속하자.



퇴근한 남편이 오늘따라 내 얼굴에 생기가 돈다고 한다. 솔직히 수업도 과제도 너무 재미있었다. 휴직 후 처음으로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시간을 보냈다. 세계테마여행을 나라별로 도시별로 해서 아주 책을 여러 권을 발간해버릴까보다.

(출판비는 어디서 나고? 책은 누가 사고?…)

제목이 조금 후진데.. 참신한 제목이 떠오르질 않는다.


(돈아 쏟아져라 라는 불순한 의도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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