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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느린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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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May 13. 2022

그림책 만들기

느린 정원


핀란드의 오로라를 그리고 싶어서 수년만에 먼지 쌓인 아크릴 물감을 꺼내 보았는데, 생각보다 붓질을 하기도 전에 너무 빨리 말라서 이걸로는 안되겠다 싶었다. 어차피 파스텔 바탕이니 오로라도 파스텔로 그려볼까 싶어 원본에 바로 시작을 했다가 산으로 가는 내 그림을 보고 아 이거 망했다. 배경도 물감으로 덮어야겠다. 동네 화실에 SOS. 아기가 자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다음 주에 방문하는 것으로.

뭘 더 손대야 할지 감이 안 와서 며칠째 손놓고 있던 그림을 다시 꺼냈다가 도로 집어넣고 그래, 망치는 과정도, 성공으로 끝날지 실패로 끝날지 모를 이 그림책의 작업 과정도 모두 기록으로 남기자 싶어 브런치를 켰다.


1. 마인드 맵으로 연상 단어 마구 써 보기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많이 알고 있는지? 어떤 것에 도전해 보고 싶은지? 그 어떤 주제도 상관없이 마구 단어를 써 보고 마인드 맵 형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달아 써 보았다. 사실 나는 이미 주제를 다 정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막연히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어느 여행지를 선정할지에 포커스를 했다.


2. 글쓰기

마인드 맵을 통해 어느 정도 주제 정리가 되면 8단락 기준으로 자유롭게 글을 쓰기 시작한다. 총 16페이지 8장이라고 하니 서론+결론+여행지 6개국 정도로 만들면 될 듯 했다.


3. 캐릭터 만들기

주인공이 없이 풍경만 그리는 사람도 있고, 물체만 그리는 사람도 있는데 주인공이 있을 경우 캐릭터를 만들고 앞모습/옆모습/뒷모습 캐릭터 턴어라운드도 그려본다. 이 또한 나는 예전부터 고민을 하고 여러가지를 그려 보았어서 확정이 빨랐다.


4. 스토리보드

16페이지를 어떻게 그릴지 구상해 본다. 한 장면 한 장면 생각했을 때는 그 장면만 생각하면 되었는데 막상 스토리보드로 배열해 보니 글자 들어가는 장소나, 전체적인 어울림 등을 함께 고려하게 된다는 걸 깨달았다. 수업시간에 가로x세로 195mmx215mm 규격의 도화지가 제공되었는데 일반적인 그림책 출판 사이즈라고 한다. 인쇄소마다 차이가 있을 수도 있어 이 부분은 추후에 개인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다시 알아보려고 한다.

아이패드로 그리는 경우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사용하고 동일하게 가로x세로 195mmx215mm 규격, 해상도 300dpi cmyk로 작업하면 된다고 한다.

스토리보드 배열을 할 때는 한 면에만 그림을 그릴지, 양면으로 그릴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아래는 원하는 사이즈로 도화지를 재단해서 구매하고 싶은 경우 100장 이상 주문 기준 무료 재단을 해 주는 곳이다.

https://themallkorea.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47&cate_no=28&display_group=1


5. 그림 연습

본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가지고 있는 스케치북으로 대략 연습을 좀 해 보았다. 연습한 것과 달리 한 국가가 변경되니 다른 국가들도 따라 배경이 바뀌어야 하는 일이 생기더라. 그림 자체 보다도 책을 만드는 일은 조화로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6. 밑그림 그리기

채색에 들어가기 전에 밑그림을 먼저 마무리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작업을 그룹별로 묶어야 통일감이 깨지지 않을 것 같았다.


7. 채색하기

다른 글에서 이미 채색본을 올렸으니 생략. 채색 과정을 연습을 미리 못했더니 역시나 산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었다.

어떤 재료를 쓰냐에 따라 분위기가 바뀐다. 수채물감, 유화, 아크릴, 색연필, 파스텔 등등

아크릴밖에 안써본 내가 처음으로 파스텔과 색연필을 연습 없이 쓴 것이 가장 큰 망작의 이유이다.

파스텔로 망친 그림은 일단 아크릴로 덮었다. 문제는 하나의 그림에 물감을 쓰면 조화의 문제로 다른 그림에도 넣어야 된다는 점이다.


8. 글 넣기

편집과정에서 넣을 수 있을 듯 한데 포토샵, 일러스트 등등의 툴을 다룰 줄 모르는 나같은 사람들은 직접 그림 위에 써 넣으면 된다. 네임펜을 사용하면 된다고 하고 본인의 글씨체에 자신이 없는 경우는 11폰트로 글자를 프린트해서 먹지를 이용해 눌러 쓰고(너무 꽉 안눌러도 됨) 그 위에 먹지 글자를 따라 네임펜으로 쓰면 된다고 한다. 이 작업은 채색이 덜 끝나서 아직 진행하지 못하였다.


출판 과정은 이후에 경험해 보고 별도의 글로 남기려고 한다.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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