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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느린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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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Jul 22. 2022

공모전 도전기

느린 정원

같이 일했던 거의 띠동갑 차이로 어린 조카뻘 동생과 공모전을 준비하며, 역시 MZ세대는 다르다, 나는 벌써 머리가 굳었다 등 여러 생각이 많았다.  더군다나 난생 처음 준비하는 공모전인데다 기술도 없어 동생이 하는 것에 양념만 조금 치는 정도로 함께 했더랬다.


지난 화요일 실물 전시일이라 시청엘 다녀왔다. 주중 대낮에 광화문 일대를 걸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정말 직장인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약간 공황장애가 올 뻔 했다. 길치인 나는 두리번두리번 헤매며 전시장을 찾아갔다.


가는 길목 차도 가운데에 참새가 피를 토하고 죽어있었다. 거기에 있다간 차에 깔려 도로와 한 몸이 될 것 같아 고이 묻어주지는 못하고 도로 갓길 그늘에 살포시 뉘어 주었다. 살아 있었다면 박씨를 물어다 줄텐데 이미 죽었으니 이승 가던 길 무탈히 잘 가기를 바랄 뿐이다.


시청 건물 안에 들어오는 건 처음인 듯 하다. 이 정도 환경이라면 공무원도 어깨 힘 줄만 하겠다 싶었다. 건물 내에서도 두리번 거리며 접수처로 갔다.

나는 아직 직장인 휴직자 신분이라 대신 잦은 퇴사를 마치고 진정한 사업자의 길에 오르는 동생이 사업자등록증을 내기로 했다. 동생은 회장, 나는 그토록 꿈꾸던 바지사장을 해볼것이다. 회사이름과 로고는 내가 만들었으니 그 정도 지분은 있겠지.


중소기업이나 이미 개인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의 내공은 따라가기 힘들었다. 다른 분들의 제품에 비하면 우리 것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졸작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는데 그럴수록 더 불타올라 다른 공모전에 또 도전하기로 했다.


매일이 너무 바쁘고 피로도도 상당하고 실속도 없고 남는 것도 없지만 어쨌든 재미있으니 그걸로 되었다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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