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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Jan 10. 2023

돌아기와 함께하는 후쿠오카 여행 도전기 - 2

노산일기

아기도 이 여행이 즐거웠으면 하는 생각에 호빵맨 박물관을 일정에 넣었다. 그런데 원래 둘째날에 갈 계획은 전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기게 되었다.


일단 이상하게 너무 피로가 쌓여 가족 모두 늦잠을 잤다. 아침 식사를 검색해 보니 하카타역에 우설셋트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찾아 슬슬 걸어나갔다. 역에 있는 가게들의 문제는 위치를 찾기가 너무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가게도 너무나 많고 지도 검색으로 지하 지상 구분이 가능하지도 않고 사람도 너무 많아 정신을 잃게 된다.


그런데 운 좋게도 식당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예상대로 사진과는 비쥬얼이 많이 달랐지만 우설을 이 가격에 먹는다는 것에 만족했고 맛도 짭조름하니 꽤 좋았다. 세상의 모든 것에서 약간 후발대에 있는 나는 이번에 파파고 번역을 처음 써 봤는데… 일어 메뉴판 사진을 찍자 번역이 자동으로 되는 완전 새세상을 접했다. 이제 외국어를 공부하는 수고로움이 없어지는 시대인가 싶다.


하카타 시내는 매우 작아서 어느 곳이든 적당히 도보로 이동이 가능해 보였다. 15분-20분 가량 걸었을까 식곤증과 더불어 또 다시 피로가 쌓인다. 잠자리가 바뀐 때문인가? 우리 가족 모두가 졸려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카페인의 수혈이 시급했던 나는 커피숍 sos를 쳤고 마치 합의한 듯 카페에서 잠시 쓰러졌다. 그래도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하에 나는 잠들지 못했지만.


호빵맨박물관 근처에 돈키호테가 있어 쇼핑을 했다. 짠돌이 남편도 여기저기 들은 바에 따라 일본 약들을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호빵맨박물관 근처에는 돈키호테, 이치란본점,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외에도 유명한 음식점들이 5분 반경 안에 모두 모여 있어 함께 구경하기 편리하다. 나 또한 미술관 입구까지 갔으나 뭔가 피로앞에 의욕이 꺾여 그새 꺼져버린 배를 살짝 채우기 위해 이치란으로 갔다.


애매한 시간대에도 이치란은 대기가 20분 이상 걸렸고 장소 또한 너무도 좁아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지만 라멘은 그간 내가 먹은 중에는 가장 맛이 있었다. 그러니 본점의 그 큰 건물을 집어 삼키고 분점도 냈지 싶었다. 그러나 남편은 그닥 감동이 없었던 듯 하다.


배를 채웠으니 운동하러 가자. 드디어 호빵맨 박물관. 딸아, 너의 에너지를 발산해보아라.

호빵맨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키즈카페를 가본 적이 없는 내가 보기에도 좀 돈이 아깝다 싶을 정도로 놀이 공간은 좀 허술했다. 키즈카페와 비교하기엔 어렵고 대형기념품샵에 가까운… 그나마 있는 놀이 공간도 3세 정도가 놀기 딱 적당한 수준이었다. 오늘 내가 왜 이렇게 옷을 두껍게 입고 갔던가…. 아기를 재밌게 해주기 위해 내가 너무 뛰었더니 아주 땀 범벅이 되었다. 덕분에 제대로 감기가 걸린….


돌아오는 길에는 캐널시티에 들러 아이쇼핑을 했다. 남편이 가장 기대를 했던 포장마차 거리가 바로 앞에 위치해서 구경을 갔는데 저녁 6시가 넘어서야 슬슬 오픈을 하기 시작했고 포장마차가 그렇듯 청결도에 문제가 있는 모습을 보자 남편은 식욕이 떨어졌는지 그냥 돌아가자고 했다.


지도 검색의 오류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나 멀고 추웠고 관광이고 뭐고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내일은 일찍이 체크아웃을 하고 유후인으로 가야하니 하루를 좀 빨리 마감해야겠다고 합의. 오늘도 편의점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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