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일기
구정이라 아이와 함께 친정에 내려왔다가 조금 전 생긴 일이다.
아빠가 눈이 잘 안 보이시니 작은 약들을 떨어 뜨리고 못 찾으시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 중에도 우울증약이 떨어져 있었다(티아본정).
무릎으로 바닥을 청소하며 다니던 우리 딸은 약을 보자 본능적으로 입에 넣었고 그나마 다행히 맛이 없어서 곧 뱉아냈다. 그래도 혀에 하얗게 조금 녹아있던 것이 넘 걱정이 되어 친구들에게 수소문을 했더니 119에 전화해서 의료상담을 받으라고 했다.
난생처음 전화를 시도했는데 곧장 나의 핸드폰으로 내 위치 추적이 되었고 아주 신속하게 의료상담부로 전화연결이 되었다.
아주 소량 녹은 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한데 지금 병원을 가더라도 위세척이나 엑스레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심하게 쳐지는지, 이상증세를 보이는지 등의 추적관찰만 할 것이니 집에서 일단 관찰만 하라고 했다.
약을 약이 아닌 밥처럼 생각하는 집안의 두 양반들은 괜찮다고 했지만 너무 어린 아기다보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별 이상 없이 잘 놀고 있는 아이를 보며 119 의료상담이 긴급할 때 이렇게 도움이 되는구나 싶어 기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