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서

더이상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by 문타쿠

요즘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눈길이 닿는 곳마다 손에는 작은 화면이 들려 있고, 그 속에서 끝없이 스크롤을 내리며 짧은 영상과 자극적인 이미지들에 빠져든다. 책을 손에 들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며 그 안에 담긴 문장에 머무는 순간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빠르고 즉각적인 정보에 익숙해진 우리는, 깊이 있는 문장을 음미하고 사유하는 것을 점점 멀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다는 건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를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세계로 들어가는 문은 점점 닫히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지 않으면서 우리는 단순히 문해력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차분하게 생각하는 방법,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책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삶과 경험을 마주하고, 그 속에서 나와는 다른 시선과 관점을 통해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기회를 우리는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꾸준히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빠르게 흐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시간을 들여 한 권의 책을 손에 쥐고 그 안에 담긴 문장에 머물기를 선택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현대 사회 속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일종의 저항이자,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삶의 깊이를 더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깊이는 결코 다른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건 어쩌면 세상 속에서 자신의 속도를 지키는 일이다. 빠르게 흐르는 세상 속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한다. 그 리듬은 혼자만의 세계를 지켜나가는 힘이 되기도 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들이 지닌 고요한 힘이 느껴진다. 그 속에서 세상을 향한 깊은 이해와, 자신을 다르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드러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