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변하지 않았지만, 나는 달을 알게 되었다.
그는 지하의 사람이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오래 살아왔고,
시간이 멈춘 듯한 공기 속에서도
익숙하게 숨을 쉬었다.
그에게 세상은 늘 같았다.
아침이 와도, 저녁이 와도
그의 세계는 한결같이 조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의 물웅덩이에 희미한 빛이 스며들었다.
위에서는 달이 떠 있었다.
그는 그때 처음으로 위를 올려다봤다.
달은 별다르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세계에는 없던 색을 띄고 있었다.
그는 손을 들어 그 빛을 가리려다 멈췄다.
닿지 않아도 괜찮았다.
빛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그날 이후로,
그는 매일 같은 자리에서 달을 바라보았다.
달은 매번 모양이 달랐다.
어느 날은 얇은 조각 같았고,
어느 날은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달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느꼈다.
그는 이제 세상을 기다리지 않는다.
달이 뜨면 달을 보고,
지면 다시 어둠을 살았다.
어둠은 여전히 그에게 익숙했고,
달은 여전히 그에게 낯설었다.
그는 그 낯섦을 좋아했다.
그 낯섦 덕분에,
자신이 아직 완전히
닳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달을 본다는 건 결국
자신을 바라보는 일과 비슷했다.
손 닿지 않는 것을 이해하려 애쓰는 시간,
그게 어쩌면 삶의 대부분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