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알람이 울리기 한 시간 전, 새벽의 아쉬운 단잠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을 때. 아침 인사를 위해 침대 위로 폴짝 뛰어오른 너의 뒷발에서 뭔가 차가운 습기가 느껴졌다. 반사적으로 일어나 냄새를 맡아보니, 역시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너를 닦이고, 침대 시트를 벗기고, 너의 모래상자에서부터 침실로 이어진 트레일 마크를 싹 훔쳐내니, 그제야 미안한 듯 조심스럽게 울리는 자명종.
전에도 가끔 이랬던 것 같은데, 너의 나이 때문일까. 예전에는 그냥 번거로움뿐 이였는데, 지금은 너와 함께한 세월이 나를 무지근하게 누르며 그저 안타깝게 한다.
한바탕 법석 뒤에 동그라니 놓여진 너를 뒤로 하고 착잡한 심정으로 하루의 일과를 따라 출근길에 오른 나의 핸드폰은 너의 사진과 고양이 모래 정보와 고양이 노화 증상으로 검색창을 가득 채웠다.
그래, 시트야 빨면 되고 집이야 치우면 그만이다.
너만 괜찮으면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