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카 고타로 / 현대문학
작년 12월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알라딘에서 예약판매로 구입한 책을 2월이 되어서야 다 읽게 되다니..
이사카 고타로, 그의 책은 내용을 불문하고 어떤 책이든지 반갑고 설레지만 이번엔 정말 두근두근 설렘 가득한 6편의 만남을 담아냈다.
결국 만남이란 그런 게 아닐까
그때는 뭔지 몰라서, 그냥 바람 소리인가 생각했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는 거. 아, 그러고 보니 그게 계기였구나, 하고. 이거다, 이게 만남이다, 딱 그 순간에 느끼는 게 아니라, 나중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거. 작은 밤의 음악처럼.
일본의 가수인 사이토 가즈요시가 '연애가 테마인 앨범을 만들 건데 만남에 해당하는 노래의 가사를 써달라'는 의뢰를 받고 가사 대신 쓰게 된 소설이 이 책의 첫 번째 단편, 아이네 클라이네라고 한다.
이런 배경 탓인지 100엔을 주면 그 사람에게 필요한 노래를 틀어주는 '사이토'씨가 소설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등장하기도 한다.
가장 좋았던 만남은 두 번째 단편, 라이트 헤비의 미나코와 마나부.
미용사로 일하고 있는 미나코에게 단골손님인 가스미가 자신의 동생을 소개해 준다. 가스미의 소개로 연락하게 된 미나코와 마나부. 하지만 1년째 일주일에 한두 번 마나부한테서 전화가 걸려올 뿐, 직접 만나지는 않는 이상한 만남을 이어간다. 하지만 어느샌가 마나부의 전화가 기다려지는 미나코. 마나부의 전화가 한동안 걸려오지 않던 어느 날 가스미의 집에서 격투기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윈스턴 오노의 경기를 보게 된다. 가스미를 통해 마나부가 윈스턴 오노가 경기에서 이기면 미나코에게 고백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런 결정을 남한테 맡기는 마나부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 결국 새로운 챔피언이 된 윈스턴 오노와 가스미에게서 윈스턴 오노의 본명이 마나부임을 알게 되는 미나코.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인 마지막 단편 '나흐트무지크' 까지,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사카 고타로만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단편이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른 이야기 속에서는 조연이 되고, 스쳐 지나가는 이름에 불과했던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되는 이사카 고타로만의 방식이 참 마음에 든다. 어느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없고, 모든 만남이 특별하고 소중하다. 이사카 고타로의 '만남'은 이렇구나를 느낄 수 있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