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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담 Dec 13. 2024

7. 나에게 선사해 준 시간


혼자만의 시간을 꿈꿨으면서 오랜동안

나는 용기를 내지 못했었다. 아니 용지 내지 않았다.

그저 하지 못할 이유만 늘어놓았다.


첫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여행.

2박 3일은 너무 짧았다.

첫날 늦게 도착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혼자의 시간 나는 무엇을 했나.


아침에 눈뜨면 보이는

성산일출봉과 파란 바다에 부서질 듯 한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하얀 파도를 더 가까이에서 만나기 위해

아침 루틴처럼 광치기해변으로 갔다.

걷기에 딱 좋은 거리라 산책 겸 운동이 되어 좋았다.

그곳에 가면 제일 먼저 거친 바람이

나를 격하게 맞이해 주었다.

걸었다가 앉았다가 멍 때리다가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왔다.


이번 여행은 명상, 사색, 독서, 음악 듣기,

멍때리기등이 다 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누군가를 위한 행위자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시간 속에 나는 나로 자유로웠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해도 괜찮았던 시간,

멍하니 있어도 되었던 시간.


늘 대상이 있던 돌봄과 배려를

내려놓고 나를 안아주었다.

평안한 시간, 나는 그런 시간을 가졌다.


지치고 생각 많은,

나이도 많아진 나에게 준

첫 혼자만의 시간.

그렇게 나는 나에게 필요했던

쉼의 시간을 선사했다.



이젠 둘의 시간, 셋의 시간, 넷의 시간,,,,

모두와 함께 해야 하는 시간으로 나는 돌아간다.

그렇게 내가 해야 하는 역할 속으로,

소중한 사람들 속으로 복귀한다.


단단하게 버티주었던 일상.

그 일상 덕에 이번 여행이 가능했던 것 같다.



참 좋았던 시간.

선물 같았던 시간.

또 선물해 줄게.

감사해.





_2024 10월 제주 여행기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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