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6일 차
한주의 시작 월요일.
내일 제주를 떠나는데 귀한 오늘의 하루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남편은 출근하고 나는 양가 부모님께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전화로 안부 인사와 식사비를 보내드리고,
하루 전날 남편이 예약해 준 서귀포 치유의 숲으로
향하였다.
갈 계획이 있으면 하루 전날 예약은 필수.
운동화도 필수.
꼭 가보시길 추천.
입장료 천 원, 중소형 주차료 2천 원.
처음 온 곳이라 안내도를 한참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는데 안내하시는 분이 다가오셔서
걸리는 시간과 여러 갈레의 다양한 숲길을
설명해 주셨다.
설명을 듣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오른쪽 노고록 무장애나눔길을 택하였다.
노고록 무장애나눔길은 데크가 깔려 있어 걷기가
편하였다.
데크를 벗어나면 가멍 숲길 자연길이 드러난다.
그래도 토요일에 다녀온 머체왓 숲길보다는
길이 잘 나 있어서 걷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처음엔 한 시간만 걷다 올 요량이었는데,
숲에 있는 시간이 있을수록 좋아서 연결이
잘 되어있는 숲길들을 이어서
걷고 또 걸었다.
얼마 만에 혼자 걷는 길이던가.
겁 많고 길치인 내가 더듬더듬 안내도를 보며
사람도 없는 깊은 숲길을
혼자 걷고 있다니.
내 속도의 걸음으로,
내 숨으로 숲길을 걸으니 참 좋았다.
삼삼오오 사람들이 간혹 보이긴 했지만
정말이지 거의 사람 구경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혼자 걷는 숲길이
그리 무섭게 느껴지진 않았다.
침묵하며 걷다가
멈춰 서서 가만히 심호흡도 해보고
나무에게 속 이야기도 해보며 걷고 또 걸었다.
여긴 어디지 싶을 때마다
잘 가고 있다고 알려주는 숲길명이 쓰여있는
고마운 리본들이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참 친절한 숲이다.
누구의 소망이 담긴 돌탑일까.
중간중간 걷는 길에 아담한 돌탑들을 볼 수 있었다.
수십 년 된 편백나무의 숨으로 가득한
귀한 치유의 숲길.
안내 표지판과 화장실이 필요한 곳곳에
잘 배치되어 참 편하고 좋았다.
예정은 한 시간 정도 걸을까 했던 마음이었는데
숲길의 매력에 빠져
두 시간 반정도 걸은 듯하다.
내게 안전하게 길을 내 준 숲길이 참 고마웠다.
오늘은 치유의 숲에서
토닥임의 시간을 잘 보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