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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tree May 23. 2024

[ FFFFTFFFF ] 태국에서 기록하는 팀장 일기

태국에서 디자인 팀 리드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 (9)

#9. 팀원들의 지각이 잦아진다는 것은?


 '방콕 타임(Bangkok time)'이라는 것이 있다. 방콕은 워낙 차가 많이 막히기로 유명한 도시 중 하나이다. 출퇴근 시간 외에도 늘 차가 너무너무 막힌다. 그리고 만약 갑자기 비구름을 만나게 된다면 도로 위에서 꼼짝없이 서있게 된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한 것이 방콕 타임이다. 예를 들어 미팅이 오후 3시부터 진행이 되기로 예정되어 있다고 했을 때 실제로 미팅은 3시 15분 정도부터 진행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심지어 결혼식도 방콕 타임이 적용된다. 방콕의 호텔에서 진행되는 예식은 주로 저녁 예식으로 오후 7시에 진행이 되는데, 실제 예식 시작은 7시 40분 정도가 되어야 슬슬 시작을 한다. 처음에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라 절레절레했는데 이곳에서 살다 보니 이제 그러려니... 아니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의 4년 전 우기 때로 기억을 한다. 택시를 타고 외근을 다녀오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스쿰빗 도로 위(플런칫-아속 구간)에서 오도 가도 할 수 없게 되었다. 2킬로만 더 직진해서 가면 되는데 비는 더 거세게 쏟아지기만 했고 퇴근시간도 겹쳤던 것이다. 차가 없을 땐 2분 만에도 갈 수 있는 거리를 결국 1시간 30분이 걸렸다. 순식간에 도로는 침수가 되었고 이런 상황이라면 내일 집에 도착을 할 것 같은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상황에 택시에서 내려버렸다. 내리는 비를 다 맞으며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며 집으로 돌아갔던 일이었다.


순식간에 이런 풍경이 연출된다. (이미지 출처는 Bangkok Post)


 이와 같이 방콕에 '우기'가 찾아오면 수많은 변수가 찾아오게 된다. 그중 하나의 변수는 우기가 시작되면 팀원들이 늦게 오기 시작한다. 이건 회사 팀원들 뿐만 아니라 방콕의 모든 직장인들이 회사에 늦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상철(BTS), 지하철(MRT)은 폭우가 내리면 운행이 중단되기도 한다. 태국의 우기에 내리는 비는 스콜성(squall) 폭우로 갑자기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지는 상황이 찾아온다. 이런 비가 내리면 안전하게 실내에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방법 밖에 없다.

 또는 거주하는 지역이 침수가 되어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친구들의 경우 방콕 시내에서 1시간 정도 벗어난 지역인 논타부리, 방나 등등 여러 곳에 거주 중인 경우가 많다. 이런 외곽의 경우는 폭우가 내리면 비가 금방 차올라 도로가 침수가 된다. 약 30분 만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굉장히 위험하기도 하다. 그리고 시내로 진입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지난 밤 사이 내린 폭우로 많은 팀원들이 지각을 하게된 오늘 아침의 그룹 채팅방 모습
비 너무 많이 내린 어젯밤 오늘 아침 사이로 인한 모습


 어젯밤부터 큰 비가 밤새 쏟아졌다. 그리고 어김없이 아침부터 팀원들이 지각 메시지가 도착한다. 팀원들의 지각이 잦아진다는 것은? 태국의 우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5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질 이 지겹고 지겨운 우기... 작년에는 많은 비가 와서 피해가 많았는데 부디 올핸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올핸 예외적으로 너무 더운 태국의 3-4월이었고 그렇게 때문에 또 어떤 기상 이변이 올지 모르겠다. 지구가 점점 아픈 것 같아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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