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것은 추억이고,
지우고 싶은 것은 과거이다.
지우고 싶은 것들을 삶에 이고 살고 있으니, 과거에 발목을 잡혀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무엇을 그리 해보고 싶었던 것인지, 우후죽순으로 뻗어있던 관심사들이 아쉽다.
그럼에도 끝끝내 다 비우지 못하고, 미비하게 남겨진 것들이 언젠가 다시 시작할 주춧돌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열심히 비우고, 비웠더니 공간이 훤해서 좋다. 짐이 덜어진 만큼 마음도 가볍다. 나이 들어갈수록 삶이 심플해질 수 있으니 참 감사하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더 과감하게 버릴 수 있게 되는 듯하다. 언제 이사를 가게 될 지 모르지만, 터전이 바뀌면 더 많이 비워지지 않을까 싶다.
비울수록 좋은 것을, 왜그리 열심히 채우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내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라 믿고 싶었나 보다. 열심히 책을 살수록, 더 똑똑해지고, 열심히 살림을 살수록 더 야무진 살림살이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물건이 너무 빨리 쌓여서 짐이 되지 않도록, 이제는 실행과 나아감에 더 집중하며 살아갈 것이다. 나의 성장에 필요한 것들은 이미 충분하다. 나에게 필요한 건, 책과 도구보다, 용기와 자신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비우고, 정리하고, 유지하기!
2024년, 나는 열심히 비운 공간을 용기와 자신감으로 채워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