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날들
걱정 없는 날들
좋은 날들
그런 날들을 걸어가고 있었다.
저 멀리에는 높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나는 저너머 있는 벽을
보지 못했다.
그저 걱정거리 없이
앞으로 앞으로 걸어간다.
어느덧 높은 장벽의
그림자가 나의 발목을 붙잡았다.
나는 그 어둠 속을 걸으며
앞이 보이지 않고
불행했다.
지금 그 높은 벽을 피해서 가는 중이다.
돌아서 가는 중이다.
옆으로 피해서 돌아가다 보면
그 언젠가
햇빛이 다시 나를 쬐고
나는 벽을 지나갔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