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의욕 상실

by 모래쌤


뭔가 확 끌어 오르다가 푹 꺼져버리는 순간이 있다.

생각처럼 뭔가 성과가 빨리 안 날 때


이 방향이 옳은 건가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


그런 날은

이게 맞나.

내가 혹시 뭘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등등

점점 느러지다, 땅을 파고 속으로...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배에 힘을 빡 주고 힘내서 달리려던 의지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퓨우~욱 흐물흐물해진다.


이럴 때 처방은 칭찬인데.

칭찬을 하루라도 듣지 못하면

금방 의욕상실을 겪는 인간이라


칭찬해 줄 그이가 없다.









오늘은 아침에 오랜만에 미국 사는 동생과 전화통화를 했다.

의견이 잘 안 맞아 하나밖에 안 남은 형제인데도 연락을 잘 안 하게 되는데.

엄마 아버지 이야기를 하느라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의욕 상실한 나에게 한바탕 훈계를 늘어놓는다.

믿음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어서 뭐라 할 말은 없지만

교과서적인 이야기들이 귀에 들어오진 않았다.


그럼에도...


악의는 없다는 것.

나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

가족이라는 것으로 인해 나는.

아무도 없는 마당에 걔랑이나마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욕은 좀 들어도 형제라 허물은 없으니...









오늘은 무슨 대박 나는 날인지

친구한테도 연락이 왔다.


요즘 은둔하고 살아서 전화 잘 안 하는데.

나와 비슷한 시기에 언니를 먼저 보낸 친구라

전화통화할 일이 생겼다고 하는데

또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맘에 전화를 안 할 수가 없었다.



누구와 말을 섞으면 그 끝에 눈물바람을 하게 되어

그러면 그날은 일하는 내내 힘이 들어 경계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만....



그립다.

그 연세에도 얼굴만 맞대면 티격태격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다 질투가 날 지경이다.


누군가와 십 분 이상 일상사를 나눠본지가 언젠지...

좋긴 하네 친구와 오랜만의 통화....




아침부터 그러고 났더니 역시나 머리도 많이 아프고

정신은 혼미하지만


어디선가 기운이 조금은 새어 들어오는 기분이다.

기운 내...




KakaoTalk_20250602_152548277_03.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