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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능의 욕망 Apr 19. 2021

셔츠 사용법 1/3

By Michael Anton

In What Mode Shirtings Should Be Employed


The Suit (by Nicholas Antongiavanni/Michael Anton)에서 발췌.  


    남성에게 있어서 몸에 잘 맞고, 멋지게 잘 만들어진, 세련된 셔츠를 입는 일이 얼마나 칭찬받아 마땅한 일인지에 대해서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는 저속한 스타일, 형편없는 품질, 괴상한 핏의 셔츠를 입거나, 혹은 한 가지 모델, 또는 한 가지 색상의 셔츠만을 고집하는 남성들을 무수히 발견하게 된다. 나는 후자의 실수는 두려움 또는 게으름에 의해 야기된다고 주장한다. 두려움은 지나치게 튀거나 여성스럽거나, 과시하는 듯하게 보이지 않고 싶어 하는 남성의 마음에서 비롯되고, 게으름은 푸른색 셔츠와, (특히) 흰색 셔츠가 어디에서나 판매되고, 그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리며, 그것을 구매하거나 입는 데 별다른 노력이 전혀 필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셔츠 착장을 고집하는 남성은 스스로의 스타일을 지루하게 만들어버린다. 그것은 스타일리시함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셔츠에는 수트에서보다 더 많은 종류의 패턴과 색상이 허용되고, 셔츠가 수트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남성은 다양한 종류의 셔츠를 현명하게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워드로브를 훨씬 흥미롭게 변신시킬 수 있다. 반면, 같은 숫자의 수트를 구매하는 것은 파산의 지름길일 것이다. 옷을 잘 입는 남성들은 수트는 적게는 열두 벌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셔츠만은 매우 다양한 패턴과 칼라를 광범위하게 구비해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셔츠들은 수트 착장에 다양성을 부여함으로써 무한한 수의 착장을 가능하게 만든다. 


    셔츠의 칼라는 얼굴 바로 아래에 자리한다. 따라서 그것은 모든 셔츠의, 나아가서는 모든 착장의 중심이다. 칼라에는 다섯 가지 기본적인 형태가 존재한다: 버튼 다운, 클럽, 탭, 포인트, 스프레드가 그것이다. 각각의 형태는 모두 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남성에게 모든 칼라 형태가 어울릴 수는 없다. 몇몇의 칼라는 특정한 얼굴형에는 잘 어울리지만, 다른 칼라들은 그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남성은 셔츠의 선택에 있어서 그의 얼굴형을 고려해야만 한다. 알란 플러서가 제시하듯이 “당신의 얼굴을 초상화라고 생각하고, 셔츠 칼라를 그 프레임이라고 생각하라”


    The Night Watch의 프레임을 Self Portrait in a Cap에 씌우는 것이 어불성설이듯, 넓은 얼굴 역시 작은 칼라 위에서 볼링 볼처럼 보이게 될 테다. 좁은 얼굴은 큰 칼라 위에서 골프공처럼 보이게 될 것이고, 긴 목은 낮은 칼라 위에서 황새의 그것처럼 보이게 될 것이며, 짧은 목은 높은 칼라 아래로 잠겨버릴 것이다. 


맞춤 셔츠 메이커들은 – MTM 또는 비스포크 – 착용자의 얼굴을 알맞게 담아낼 수 있는 칼라를 재단해줄 테다. 그러나 기성복 제작자들은 지나치게 낮고 지나치게 작은 칼라를 선호한다. 이러한 (잘못된 칼라 선택) 예시를 보고 싶다면, Meet the Press의 호스트인 팀 러세트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의 셔츠 칼라는 그의 얼굴에 비해 너무 작고, 칼라의 포인트들 역시 너무 짧다. 10cm 길이의 포인트가 달린 셔츠 칼라는 그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지게 보이게 해 줄 테다. 반대로 7cm보다 더 짧은 칼라가 어울리는 얼굴은 핀 헤드를 제외한다면 존재하지 않는다. 

팀 러세트


 칼라는 셔츠의 포멀함을 결정하는 요소이기도하다. 포멀하지 않은 칼라는 화려한 수트를 캐주얼하게 입는 일을 도와주고, 반대로 포멀한 칼라는 비교적 캐주얼한 차림을 맵시 있게 만들어준다. 가장 스타일리시한 남성들은 그들에게 잘 어울리는 포멀한 칼라와 캐주얼한 칼라를 최소 하나씩 가지고 있고, 두 종류를 모두 다수로 구비해두고 있다. 가장 캐주얼한 칼라 – 드레스 셔츠 칼라 중 유일하게 타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형태 –는 버튼 다운이다. 


    소프트하고 라이닝이 추가되지 않은 이 칼라는 버튼에 의해 셔츠가 칼라에 부착되는 형태를 보여준다.  최고급 버튼 다운 셔츠들은 포인트들이 ‘롤’을 만들 수 있을 만큼 포인트의 길이가 긴 제품들이다. 이러한 롤은 의도적인 우아한 곡선을 그림으로써 버튼 다운 칼라 본연의 캐주얼함을 강조한다. 이탈리아의 댄디들은 버튼 다운 셔츠의 버튼을 풀어 버리는데, 이것은 셔츠를 더더욱 캐주얼해 보이도록 만들어 주지만, 다소 단정치 못해 보인다. 버튼 다운 롤의 무심한듯한 아름다움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일은 낭비할 우아함이 넘쳐나는 이들에게만 맡겨져야 할 시도다. 

낭비할 스타일리시함이 넘쳐나는 분들 중 하나. He's got it dripping out of his shirt. 


버튼 다운 셔츠 + 더블브레스트 수트의 조합. 룰에는 어긋나지만 아스테어에게는 잘 어울리는 듯하다. 


    셔츠 칼라가 얼굴 앞에서 펄럭이는 것에 신물이 났던 영국 폴로 선수들에 의해 발명됐다고 알려져 있는 버튼 다운 칼라는 오랜 시간 미국식 착장의 필수품으로 사랑받아 왔다. 한때 기품 있는 회사였던 브룩스 브라더스는 이 제품을 국제적 인기 반열에 올라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버튼 다운 칼라는 색 수트, 코르도반 구두와 함께 아메리칸 아이비리그 유니폼의 필수품으로 거듭나게 됐고, 특히 스포츠 재킷과 좋은 매칭을 보여주었다. 캐주얼한 트위드에서부터 우스티드 블레이저까지, 그것은 모든 스포츠 재킷과 잘 어울리고, 원한다면 수트를 조금 덜 포멀하게 보이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반면 드레시한 타이, 더블브레스트 재킷/수트에 매치하기에는 지나치게 캐주얼하다. 또한 버튼 다운 칼라는 목이 두껍거나 얼굴이 둥근 이들은 피해야 하는 칼라이기도 하다. 왜냐면 칼라의 부드러운 곡선이 착용자 얼굴의 곡선을 부각하기 때문이다. 


Tod's의 델라 발레 패밀리(우측의 젊은 시절 Diego를 보라!). 같은 색상(같은 원단?)의 셔츠를 입고 있지만 칼라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클럽 혹은 라운드 칼라 – 팻 라일리의 상어 지느러미 칼라가 아닌 로스 페롯의 바버샵 콰르텟 칼라를 가리킨다 –는 가장 고풍스러운 칼라다. 그것이 빳빳한, 탈부착이 가능한 1차 세계대전 이전에 유행했던 과거의 칼라와 가장 닮아있기 때문이다. 이 칼라는 포멀하지도, 캐주얼하지도 않은 칼라로서, 비즈니스용으로는 지나치게 코스튬스럽고, 스포츠웨어로는 지나치게 특이하다. 또한 슬림하고 각진 얼굴에는 잘 어울리지만, 동그란 얼굴의 곡선을 더욱 부각하고 만다. 이러한 셔츠는 앞쪽이 더 열려있고, 포인트들이 더 뒤로 밀려나 있을수록 멋지다. 비교적 직선 형태를 보여주는 칼라들은 소프트한 탭, 혹은 핀 칼라로 활용될 때 가장 멋지다. 그것이 풀을 먹인 빳빳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옛 시대의 전신과 그것을 구분시켜주기 때문이다. 


The Godfather. 팻 라일리


로스 페롯

    


    탭 칼라는 윈저 공작의 발명품 중 하나다. 이 셔츠 칼라에는 타이 노트 뒤에 작은 두 줄의 탭이 달려있는데, 이 두 탭은 칼라의 포인트를 서로 당겨준다. 이는 타이 매듭을 제자리에 고정시켜주고, 타이로 하여금 우아한 곡선을 만들게 해 준다. 기성 셔츠의 경우 이러한 탭이 스냅 혹은 버튼에 의해서 고정되지만 비스포크 셔츠 메이커는 여전히 두 개의 고리가 브래스 스터드에 의해 고정되는 셔츠를 만든다. 어두운 색 수트와 매치하기에도 충분히 맵시 있고, 부자재가 생략된 가벼운 여름 재킷과 매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캐주얼하다. 탭 칼라는 모든 칼라 중 가장 범용성이 좋은 칼라다. 



    우리는 댄디 톰 울프가 그의 긴 목과 고풍스러운 차림과 잘 어울리는, 풀을 먹인 턱 밑까지 올라오는 탭 칼라만을 착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반면 짧은 목, 혹은 좁은 얼굴을 가진 남성이라면 칼라 스테이가 없는 소프트한 버전의 탭 칼라 셔츠를 선택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두꺼운 타이와 커다란 매듭은 탭을 아름답지 못하게 뭉그러뜨리고 만다. 도널드 럼스펠드의 칼라가 좋은 예시다. 



    나머지 두 개의 칼라는 본질적으로는 같은 범주에 속한다. 유일한 차이점은 칼라의 벌어진 각도다. 사실상 이러한 칼라의 종류는 각도기의 눈금만큼이나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화해서 이야기하자면, 포인트 칼라는 셔츠 오프닝의 각도가 90도 이하의 셔츠를 의미하고, 스프레드 칼라는 오프닝의 각도가 그보다 더 넓은 칼라를 의미한다. 존재하는 셔츠 중 가장 그 오프닝의 각도가 큰 셔츠는 컷-어웨이 셔츠다. 그것은 180도 이상의 오프닝을 보여준다. 때때로 이 칼라는 윈저 칼라라고 불리는데, 그것은 윈저 공작이 그의 커다란 타이 노트에 맞추기 위해 이 칼라를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100hands의 컷어웨이 셔츠 


이 칼라는 존재하는 칼라 중 가장 댄디스럽고 가장 포멀한 칼라다. 그것은 수트 외에 모든 차림에는 지나치게 포멀한 선택이다. 어쩌면 더블브레스트 블레이저에는 매치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 그것은 더블브레스트 재킷과 가장 멋진 조합을 만든다. 이러한 칼라는 가늘거나 긴 얼굴에 잘 어울리기에 두꺼운 얼굴의 남성은 이러한 셔츠를 피해야만 한다. 동시에 굉장히 길거나 좁은 얼굴에게도 기피의 대상이다. 그들의 얼굴이 만드는 수직선과 컷어웨이 칼라의 수평선이 거꾸로 선 T자를 그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얼굴형의 남성은 130도 이하로 벌어진 스프레드 칼라 셔츠를 선택해야 한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 찰스가 선호하는 칼라인 이 칼라는 비교적 더 보편적이고, 덜 눈에 띄며, 블레이저와 함께 입을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포멀 하지도 않다. 


He used to do it so much better than Charles ever could. 

    포인트 칼라는 셔츠 칼라 중 가장 근엄한 형태다. 나이 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칼라고, 지나치게 동그란 얼굴을 가진 남성들에게 잘 어울리는 형태다. 이 칼라의 좁은 형태는 긴 목, 혹은 긴 얼굴을 가진 남성에게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극도로 좁은 얼굴형의 남성이 컷어웨이 칼라를 피해야 하듯이 극단적으로 넓은 얼굴들 역시 오프닝이 60도 이하인 포인트 칼라를 피해야 한다. 당신의 얼굴형이 어떻든 간에 영화 Goodfellas의 극 중 의상을 빌려 온 것처럼 보이는 칼라의 포인트들이 붙어 있는 셔츠들은 피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조지 부시가 포인트 칼라를 착용한 것을 매일 같이 발견한다. 포인트 칼라는 핀으로 고정됐을 때 멋스럽다. 댄디들은 포인트 칼라를 핀 칼라로만 착용한다. 



    커프는 셔츠의 포멀함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다. 커프에는 두 종류가 존재한다. 버튼(혹은 Barrel)과 프렌치(칵테일, 혹은 본드 커프. 두 스타일을 혼합하려는 어설픈 시도는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따라서 우아할 수 없다)가 그것이다. 훨씬 더 보편적인 선택인 전자는 버튼으로 잠그는 원형 커프다. 때로는 둘 혹은 세 개의 버튼이 사용되기도 한다. 컷어웨이를 제외한 모든 형태의 칼라와 잘 어울리고, 포멀한 칼라의 셔츠를 조금 캐주얼하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더 포멀하고 더 댄디스러운 선택은 프렌치 커프다. 그것은 납작한 한 장의 커프가 스스로 접어진 형태를 하고 있다. -  따라서 영국식 표현으로 "더블 커프"라 불린다. 프랑스인들은 이 표현이 프랑스 혐오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기에 좋아하지 않는다 - 커프링크로 고정되며, 버튼 다운 칼라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특정 셔츠 메이커들은 이러한 커프가 스프레드 칼라에만 어울리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난 꽤나 멋진 프렌치 커프 사양의 탭 칼라 셔츠를 본 경험이 있다. 프렌치 커프 셔츠는 고급 원단에 점잖은 패턴으로 제작돼야 한다. 옥스퍼드 위브, 또는 요란한 큰 패턴은 너무 캐주얼하다. 또한 오로지 우스티드 혹은 플란넬 수트와 착용돼야 한다. 가장 댄디스러운 선택은 색상, 혹은 패턴 셔츠에 대조되는 흰색 칼라가 달린 프렌치 커프 셔츠다. 이는 칼라가 셔츠와 별개로 탈부착되었던 시대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셔츠의 인기는 20세기 중반, 그것이 마피아들이 선호하는 셔츠가 되면서 사그라들었다. 1980년대에 이러한 형태의 셔츠는 비즈니스 리더들과 월스트릿의 거물들에 의해 부활했고, 오늘날 우리에게는 금권 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 됐다. 그러나 그것의 진정한 기원은 와스프(WASP)들의 검소함이었다. 과거 부유층은 새 옷을 사는 일을 즐기지 않았기에 칼라와 커프가 예스럽게 보일 수 없을 정도로 닳았을 때, 본래의 원단을 구할 수 없다면 칼라와 커프를 흰색 옷감으로 교체했다. 이러한 셔츠는 19세기와 20세기 초, 우아함의 상징과도 같았던 탈부착이 가능한 칼라를 연상시켰기에 곧 하나의 스타일리시한 셔츠의 형태로 받아들여졌다. 



    콘트라스트 칼라는 스프레드 칼라와 같은 포멀한 칼라와 가장 잘 어울린다. 버튼 다운과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많은 세련되지 못한 셔츠 메이커들은 콘트라스트 칼라와 커프에 스트라이프나 그 외 장식을 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과시를 즐기는 이들이 좋아하는 저급한 선택이다. 이러한 셔츠는 이탈리아 남부 또는 중동에서 인기가 있다. 이러한 관습은 베이루트의 비스포크 셔츠메이커들에 의해 시작됐는데,  레바논의 민주정 체제 시절, 이 도시의 비스포크 업계는 성황을 이루었으나, 시리아인들이 그들의 국가를 지배하고 파괴하기 시작하면서, 이곳 출신의 테일러들은 그들의 풍습을 미국과 유럽에까지 가져오게 됐다. 그러나 신사들은 이러한 셔츠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들은 콘트라스트 칼라의 색상은 언제나 흰색이어야 하며, 커프는 프렌치 커프여야만 함을 인지하고 있다. 커프의 경우 흰색이거나 혹은 "Self" (셔츠의 몸통과 같은 원단)인 것만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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