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ori



전철에 올라 어색한 사람들 사이에서
우산에 집중한다.

이렇게 젖은 날
책을 꺼내기도 귀에 이어폰을 끼기도
번거롭다.


아주 천천히 늘 처음 적신 우산
날개를 하나씩 꼼꼼히 펴고
가지런히 눕혀 밀리지 않게 포갠다

김장 배추 절이 듯.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들 처음 부여된
선에 이르기는 어렵다.

그것이 마음에 들던 들지 않던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우산을 정리하며
처음 접었을 누군가를 생각한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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