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자 .03

by mori



이어 발목을 감는 무언가에 깜짝 놀랐다. 수영을 멈추고 레인 로프를 잡았다. 가끔씩 지나치는 옆 레인의 사람과 접촉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어리둥절한 사이에 물의 가면이 덮인 검고 큰 물안경-흡사 눈 같은-의 얼굴이 바로 옆을 스친다.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잠깐 이쪽으로 돌린 입 이상했다. 호흡하기 위해 벌린 입과는 달랐다. 분명 움직이고 있었다.



'비키라고?'



여기는 상급자 라인이니 다른 곳으로 가라는 것일까? 오물오물 움직이는 목소리 없는 입술을 똑똑히 보았다. 바로 이어 미끈하게 코팅된 몸이 빠르게 지나더니 한 번 더 물이 볼을 때렸다. 이번 강도는 더 높았다. 건너편에서 턴 하는 것을 보고 출발했는데 어느새 발목을 잡힌 것이다. 하얀 발바닥을 다시 보니 알 수 없는 작은 분노가 치밀었다. 상급자의 움직이는 입.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천천히 눈앞에서 다시 재생되었다.



'고? 막지마?'



창백한 하얀 발이 막 사라진 물거품을 따라 물속에 얼굴을 넣었다. 좋다! 최선을 다하는 자유형이다. 팔을 최대한 뻗어 물을 긁어모아 젤리가 되도록 밀었다. 비록 3년 만에 하는 수영이지만 몸은 고등학교 수영부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폐를 10% 정도 더 크게 부풀리고 근육의 온도를 높였다. 바다사자의 가는 발목을 잡고 비켜야 할 사람은 당신이라고 말해주리라.



몇 미터 정도는 상급자가 만드는 물거품을 따라잡는 듯했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팔은 휘어지고 발차기를 깊게 해도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힘을 쓰면 쓸수록 물은 푸석해졌다. 손가락은 굴절되고 다리는 먹다 남긴 우동처럼 힘없이 부풀어져서 끊어졌다.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물살의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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