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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May 03. 2023

호텔, 대실이라는 이름

코비드 검사를 마치고

새벽부터 오한이 찾아왔다.

특별히 피곤하지는 않았는데 근래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이불 속에서 늑장을 부렸더니, 나머지 가족들은 이미 출근을 했고. 오늘 아홉시부터 여섯시까지 아파트 단수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

.

.

씻지 않은 나는 꿉꿉하고 몸 컨디션까지 안 좋으니 여기를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뻐서 샀던 캐리어를 꺼냈다

그리고 코비드 검사도 마쳤다



배달한 음식을 얼른 먹고 생수로 대충 씻고는

온천이. 되는 호텔 대실을 예약했다


다섯시간에 이만원

오자마자 깨끗히 씻고

누웠다


에어컨도 켰다.

.

.

드라마를 시청하려 이거저거 보다가 퀸매이커를 틀었고 긴급 업무 처리를 위해 노트북도 켰다.

.

세상에 나의 부재를 알리고자

누구에게도 일부러 연락하지 않고

오는 연락만 받는다


혼자, 있을 때

누가 내곁에 있는지는

드러난다.

.

.

.

외로움을 선택한 오늘

혼자먹은밥

오고가는 택시비.

대실 이만원이

오늘 나에게 쓰는 사치였다.


그치만 아무 것도 나아진 게 없다


여섯시가 되기 전에 이곳을 나갈 것이다.

.

.


그리고

내일부터는

다시, 열일 모드의 영업사원으로

옷을 갈아입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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