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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펫크리에이터 모리 Apr 19. 2022

열아홉 번째 걸음


레이나의 개는 심리적 불안장애가 있다고 했다.


좋지 못한 과거를 안고 있어 레이나에게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무척 공격심도 강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고.




나 또한 마음의 상처가 있는 유기견을 입양해 함께하고 있기에 그들의 관계가 어떨지 아주 잘 안다. 둘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한 침대를 공유할 수 있기까지는 아주 아주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 긴 시간 레이나도, 그녀의 반려견 레이니도 다른 사람들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무거운 탑을 아주 천천히 조심스레 쌓아 올렸을 것이다.



이 사람은 날 버리지 않을 거란 믿음,

이 사람이라면 내가 마음 놓고 잠들어도 된다는 믿음.


그 믿음들이 쌓아져 만들어진 신뢰라는 이름의 견고한 탑.




레이나의 집에는 보이지 않는 아주 크고 높은 탑이 있었다.




Youtube : 펫크리에이터 모리

Instagram : @mori_park




글/사진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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