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유난히 시린 겨울
작년 겨울 11월 친한 친구와 그녀의 고양이와 함께한 촬영.
평소 한없이 조용하고 신사 같았던 고양이 졔졔는
촬영장에서도 여전히 그 고고한 자태를 유지해 주셨다.
시리다.
두꺼운 털옷을 입고 있어도
양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어봐도
너무 시리다.
겨울은
지금 당장 파고들 품이 있는 고양이보다
과거 누군가의 품에 안겨본 적 있는 고양이에게 더 시린 법.
혹한 겨울이 오기 전에
다시 따뜻한 품에 안길 수 있다면
버려짐에 점점 얼어붙어만 가는 그들의 마음을 다시 녹일 수 있을까.
시린 마음에 봄은 찾아올 수 있을까.
_사진/글 Mori
[작가노트]
매년 겨울 길거리의 많은 고양이들이 추위에 동사하기도 하며, 따뜻한 곳을 찾아간 곳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들을 당해 죽는다. 더구나 애초에 길에서 태어나고 자란 길냥이들과는 다르게 사람에게 키워지다 버림받는 고양이들에겐 겨울의 혹한 추위가 유난히 길고 힘들 것이 분명하다. 모든 길냥이들이 추운 겨울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 온실 속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나의 소망은 과연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혹한 겨울을 지내기에도 버거운 그들에게
사람들마저 등 돌려 버린 삶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