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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펫크리에이터 모리 Sep 19. 2018

동물원의 퓨마

뗀석기 같은 소리입니다.



(반려동물 사진작가이기에, 퓨마 사진 대신 퓨마를 닮은 :) 

뉴욕의 반려동물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_HAHA)




2018. NEW YORK. FILM




초록창에 온종일 "퓨마 사살" 이란 검색어가 마치 고정된 듯 사라지질 않는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관해선 굳이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냥 '그러한 일이 있었고 나는 그저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_




작년 겨울쯤이었을까. 

뉴욕 브롱스에 위치한 동물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 




내 브런치를 구독하시는 분은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동물보호주의자인 나에게 있어 동물원은 마치 적과 같은 존재이다. 

아니, 사실은 구석기시대 때 존재했던 뗀석기 같다고나 할까. 





화성에 인류를 정착시키겠다는 사람(일론 머스크)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아직도 우리는 동물들을 우리에 가둬놓고 구경을 해대고 있다니.






뗀석기 같은 소리다.






세상이 요지경이니 퓨마가 동물원에서 도망쳤는데 사살을 하네마네로 인간은 또 두 편으로 갈라선다.

조그만 직사각 만능 로봇을 오른손에 쥐고사는 인간들이 왼손에 잡고 있는 뗀석기를 놓지 못하니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 이런 요상한 상황에 인간은 힘없이 두 갈래로 나뉘어 글로 서로를 물고 뜯는다. 

나는 이 세상을 도통 모르겠다. 







이 글을 읽어 내려가는 독자분들의 세상은 어떨지 모르나,

내가 꿈꾸는 세상은 동물과 인간이 완벽히 아름답게 공존하는 그런 세상이다.

무슨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같은 소리냐 하겠지만, 

말했듯 그저 꿈이다.


 



하지만 꿈이라도 꾸면,

꾸지 않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여러 가지의 것들이 보인다.






이를테면 '동물원' 이 그렇다.


말 그대로 보인다. 아주 '좋지 않게' 보인다.




2018. NEW YORK. FILM





뉴욕 브롱스 동물원에서는 한 백곰을 만났었다.

얼핏 멀리서 보기에도 한 걸음조차 떼기 힘들어 보이는 아주 늙은 백곰.




녀석의 이름은 Tundra. 

동물원에서 태어나 우리 안에서 평생을 자라온 북극곰이었다.



 그 당시 뉴욕은 인간에게는 엄청난 추위를 선사했지만, 

본성이 북극곰인 그 녀석에게 매서운 한파는 한낱 스쳐가는 바람쯤에 불과했던 것 같다. 

내가 입김을 호호 불어댈 때 그 녀석은 숨을 헉헉 들이쉬며 안절부절못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브런치 첫 안면(?) 인사네요ㅎ 영상을 저도 오랜만에 다시봤는데, 재미있게 논것 같더군요. 제스스로가 부끄럽네요..당시엔 뉴욕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개념장착이 안되있었나 봅니다 :/


<브롱스 동물원 방문기 영상 보러 가기_북극곰 영상은 앞부분에_>

https://www.youtube.com/watch?v=ys4ccnZP4Xo





-





동물원을 다녀온 지 약 일주일쯤 지났을까.

뉴욕의 갖가지 신문들에 '뉴욕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북극곰'이 죽었다는 기사가 여럿 실렸다.



(뉴욕의 더운 날씨가 동물원의 북극곰에게 얼마나 혹독했을지 자세히 정리해 놓은 영어기사_2016년 발행)

 https://www.thedodo.com/bronx-zoo-polar-bear-heat-1908914749.html





아니나 다를까,

댓글로 서로를 비난하는 요상한 세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했다.









"동물원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해. 동물원이 동물에게 좋을 건 하나 없어. 동물 보호구역을 만들어서 이제부터라도 멸종위기 동물들을 보호해야 해. 정말 화가 난다. 어떤 동물도 이런 처우를 받을 순 없어."



"모든 동물원이 나쁜 건 아니야. Hunderdaell이라는 곳은 동물들을 잘 케어해. 그리고 그들은 동물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게 도움을 주지. 사람들을 교육하는 쇼를 통해 그들이 다시 사냥을 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고 있어. 나는 그런 동물원에 가는 건 괜찮다고 생각해."



"동물원은 그냥 자연스럽지 않은 거야. 동물들은 동물원에서 무리 지어 살지 못하고 대부분 작은 우리에 갇혀 살잖아. 야생동물에 대해 너의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다면 유튜브 영상을 보던지 도서관을 가. 우리에 갇힌 슬픈 동물들을 보는 건 아이의 교육에 좋지 않아. 너 같으면 안전하다는 이유로 좁은 우리에 갇혀 평생을 살고 싶겠어? 아니잖아."





2016. NEW YORK. DIGITAL






다시 한번 느꼈다.


우리 주변엔, 오른손의 천불짜리 만능 로봇을 두고도 

아직도 왼손의 뗀석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





그리고 동시에 생각했다.





저 작은 만능 로봇을 만든 사람들이 

동물과 인간, 그리고 지구를 좀 더 생각한다면

뗀석기 대신 다른 무언가를 우리 손에 쥐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그토록 바라는

'꿈'을 선물해 줄 수 있을지도.


.

.

.



2018. NEW YORK. FILM





동물보호에 힘쓰고자 하는 일론 머스크(or토니 스타크)/스티브 잡스/마크 주커버그를 찾습니다 _HAHA









Mori Park


Youtube : 모리 Mori

instagram : @morimongsil / @moripark_pets


(사진과 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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