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개고기 반대한다면서, 그럼 소도 먹지 말고 돼지도 먹지 말아야지 안 그래?"
라고 묻는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냥 "적당히 먹되 자주 먹지는 말자."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뿐인데.
"생산량을 늘리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돼지를 잡는 것도 모자라
굳이 그걸 또 먹어야 하는 그런 인간이 되지는 말자."
라는 게 내 생각인데.
흑백논리를 갖고 나에게 닦달 하듯 들이대면 나는 입을 채 열기도 전에 다시 닫아버리게 된다.
세상에 기다 아니다로 나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된다고.
뭐든 적당히가 중요하다.
적당선을 넘어서는 순간
우리는 어느 정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세상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게 된다.
우리가 수많은 소를 우리 목으로 넘길 때마다 세상의 공기는 더욱 나빠진다.
(소 방귀 얘기를 들어보았다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이다.)
우리가 힘들게 노동하여 번 돈을
목이 터져라 호스로 먹이를 받아먹는 거위의 간을 맛보기 위해 계속 쓴다면
이 세상은 끝내 뭐가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개 먹지 마요, 소 돼지 먹지 마요.
라는 심플한 구호를 외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걸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어차피 이 세상은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이 두 가지로 나뉘기엔 이미 너무나도 복잡하다.
저 구호 아래에 끝내 지치는 쪽은 듣는 쪽이 아닌 외치는 쪽이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한다.
먹고 싶으면 먹되 적당히 하자고.
배가 터질 때까지 다른 동물의 살을 내 목구멍에 꾸역꾸역 처넣지 말자고.
"나는 아침엔 꼭 고기를 먹어야 해"라는 말을 자랑처럼 이야기하지 말자고.
오늘 내가 사진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교수님께 들은
"동물 우호 주의자면, 너는 베지테리언이겠구나?"
라는 말을 계기로 쓰게 된 이 글은
고기를 먹는다/안 먹는다로 사람을 판단하는
그런 사람들이 더는 없길 바라며 쓰게 된 글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어차피 먹는쪽는 먹는 거고 안 먹는 쪽은 안 먹는 거다.
찬성하는 쪽은 찬성하고 반대하는 쪽은 쭉 반대할 것이다.
그러니 이 결코 가볍지 않은 양쪽의 추가 어느 한쪽으로 완벽히 기울 수 없다면
평행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모리 Mori
유튜브 : 모리팍
인스타그램 : @morimongsil / @moripark_pe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