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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펫크리에이터 모리 Oct 17. 2018

동물 우호주의자면, 너는 베지테리언이겠구나?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개고기 반대한다면서, 그럼 소도 먹지 말고 돼지도 먹지 말아야지 안 그래?"

라고 묻는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냥 "적당히 먹되 자주 먹지는 말자."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뿐인데. 



"생산량을 늘리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돼지를 잡는 것도 모자라 

굳이 그걸 또 먹어야 하는 그런 인간이 되지는 말자." 

라는 게 내 생각인데. 





흑백논리를 갖고 나에게 닦달 하듯 들이대면 나는 입을 채 열기도 전에 다시 닫아버리게 된다.

 세상에 기다 아니다로 나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된다고. 



NEW YORK. 2018




뭐든 적당히가 중요하다. 

적당선을 넘어서는 순간 

우리는 어느 정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세상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게 된다. 






우리가 수많은 소를 우리 목으로 넘길 때마다 세상의 공기는 더욱 나빠진다. 

(소 방귀 얘기를 들어보았다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이다.) 


우리가 힘들게 노동하여 번 돈을 

목이 터져라 호스로 먹이를 받아먹는 거위의 간을 맛보기 위해 계속 쓴다면 

이 세상은 끝내 뭐가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NEW YORK. 2018



개 먹지 마요, 소 돼지 먹지 마요.

 라는 심플한 구호를 외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걸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어차피 이 세상은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이 두 가지로 나뉘기엔 이미 너무나도 복잡하다. 

저 구호 아래에 끝내 지치는 쪽은 듣는 쪽이 아닌 외치는 쪽이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한다.




먹고 싶으면 먹되 적당히 하자고.

배가 터질 때까지 다른 동물의 살을 내 목구멍에 꾸역꾸역 처넣지 말자고.

"나는 아침엔 꼭 고기를 먹어야 해"라는 말을 자랑처럼 이야기하지 말자고.




NEW YORK. 2018




오늘 내가 사진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교수님께 들은 


"동물 우호 주의자면, 너는 베지테리언이겠구나?"


라는 말을 계기로 쓰게 된 이 글은




고기를 먹는다/안 먹는다로 사람을 판단하는

그런 사람들이 더는 없길 바라며 쓰게 된 글이다.





NEW YORK. 2018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어차피 먹는쪽는 먹는 거고 안 먹는 쪽은 안 먹는 거다.

찬성하는 쪽은 찬성하고 반대하는 쪽은 쭉 반대할 것이다.



그러니 이 결코 가볍지 않은 양쪽의 추가 어느 한쪽으로 완벽히 기울 수 없다면

평행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모리 Mori


유튜브 : 모리팍

 인스타그램 : @morimongsil / @moripark_p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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