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나쁜 날을 위한 최소한의 루틴

by 아침사령관


감기 몸살로 며칠째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올겨울에만 벌써 두 번째 감기다. 그래서인지 이번 겨울이 유난히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추운 날씨가 나를 생각보다 더 힘들게 한다. 매일 아침 운동을 하며 나름 건강에 자신 있다고 여겼지만, 감기 앞에서는 그 자신감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이번 주는 결국 아침 루틴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침 운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무척 심각하게 느껴졌다. 작년부터 시작한 아침 운동 루틴, 6시 헬스장과 7시 수영장을 거의 쉬지 않고 이어왔기 때문이다. 한 번도 흐름을 끊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은근한 자부심이었고, 동시에 부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주, 그 흐름이 멈췄다. 몸은 아픈데 그래도 나가서 운동을 하는 게 맞는 걸까. 그 질문 앞에서 한동안 머뭇거렸다.



지금까지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빠지지 않고 아침 운동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루틴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요식 행위는 아니었는가.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과감히 아침 운동을 쉬기로 결정했다.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하나를 내려놓으니 마음이 오히려 한결 가벼워졌다.



그동안 나는 루틴에 너무 얽매여 있었는지도 모른다. ‘꼭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논리가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크게 아프고 나서 깨달았다. 루틴은 나를 옭아매는 규칙이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선택이어야 한다는 것을. 루틴은 구속이 아니라 자유로울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운동은 왜 하는 걸까.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일까. 결국 운동은 잘 나갈 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 나를 붙잡아 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위기의 순간에도 나를 완전히 놓지 않게 해주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하루를 포기하지 않기 위한 작은 버둥거림이고, 삶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래서 운동 루틴에서는 강도보다 흐름이 중요하다. 오늘은 조금 못한 날, 오늘은 쉬어야 했던 날, 그런 하루들까지 포함해서 루틴이다. 하루를 쉰 것이 실패는 아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고 멈출 줄 아는 것도 루틴의 일부다. 오히려 그 선택 덕분에 나는 내일 다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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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이 나쁜 날의 루틴은 더 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끊어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연결이다. 오늘 운동을 하지 못했더라도, 나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 그 하루는 이미 의미 있는 하루다. 루틴은 완벽함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구조다. 오늘 쉬었기에 내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 흐름은 아직 살아 있다.



아픈 날에도 나를 지키는 선택을 했다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 아침의 작은 성공이 모여 어제보다 성장한 나를 만듭니다


# 아침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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