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호찌민 집무실, 박물관
오늘 하노이의 호찌민 박물관은 그저 호 아저씨 한번 보고 사진 찍고
그분의 유물들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정도의 그런 분위기였다.
호찌민 동상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마치 시장처럼 북적거렸다.
호찌민 묘까지 걸었다. 숙소에서 약 20분 정도 걸렸다. 주변은 멀리까지 펜스를 설치했고 그 넓은 바딘광장을 한참을 돌아야 입구가 나왔다.
마스크를 쓰라고 해서 마스크 쓰고 소지품 검사받고 들어갔다. 묘지 안으로는 들어가는 시간과 인원이 정해져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우리는 묘지 내부는 못 들어가고 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호찌민 대통령이 일했다는 건물은 노란색의 소박한 건물인데 그 옆에 있는 작은 연못과 잘 어울리고 산뜻했다. 대통령이 일하던 집무실과 접견실, 타고 다니던 자동차 등을 본다. 호찌민의 소박함과 독립에의 열정을 강조한 공간들이다.
집무실 공원 한편에 호찌민 탄생 135주년을 맞이하여, 그리고 유네스코가 세계의 위대한 인물로 호찌민을 선정한 35주년을 기념하여 베트남과 세계 곳곳에 남아있는 호찌민의 위대한 흔적을 전시하고 있었다. 호찌민은 전 세계적으로 기억하는 인물이었다.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도 호찌민의 흔적이 있다. 그의 업적을 기리는 작은 기억의 공간 혹은 동상이 있다. 물론 대부분 공산당이 존재하는 나라들이다. 하지만 공산당이 있는 나라들이라고 해서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기억되는 인물은 흔하지 않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호찌민은 추앙받을 수밖에 없고, 그런 인물을 가진 베트남이 살짝 부럽기도 했다.
호찌민 박물관은 기대를 갖고 들어가 보았다. 호찌민의 위대한 업적과 그 업적을 담은 기록들이 입구를 장식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호찌민 동상이 있고 주변으로 넓은 실내공간이 확보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사진 찍고 쉬기 좋다. 이어, 호찌민의 글, 기사, 활동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중간중간 테마를 가진 전시물이 있고, 중앙부엔 전쟁과 평화 혁명을 모티브로 한 상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호찌민이 남긴 문장들
서신, 연설문, 기사문 등
호찌민 활동사진들
좀 아쉬운 건 약간 정신없고 시끄럽고 그랬다. 위대한 호찌민의 생애와 그의 활동을 조용히 살펴보고 감명받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돌아보니 호찌민(사이공)의 전쟁박물관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그저, 사진들만 전시되어 있었지만 테마가 있고, 메시지가 있었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하노이보다 호찌민(사이공)에서 나는 베트남의 역사의식과 호찌민의 발자취를 더 많이 되새겼던 것 같다.
호찌민 박물관에 대해 감히 의견을 보탠다.
오늘 호찌민 박물관은 좀 의아하고 안타까웠다.
호찌민은 베트남인들에게 추앙받는 최고의 인물이고 또 그럴만한 인격을 소유한 사람으로 평생 베트남의 독립을 위해 생애를 바쳤다. 당시는 사회주의 이념을 가장 이상주의적으로 여기는 시대였다. 현재 베트남이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에서 보듯 사회주의의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호찌민의 행동과 이념을 깎아내릴 수는 없다. 호찌민은 당시에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덕목을 실천했다.
하지만, 왠지 현재 하노이의 호찌민 박물관은 그저 호 아저씨를 무조건적으로 추앙하는 듯한 느낌이다. 내가 베트남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영어로 쓰인 설명을 완전히 다 읽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호찌민이 살았던 당시의 세계정세를 언급하고 호찌민이 어떤 역할을 했으며, 어떤 덕목을 묵상해야 하는지 차분한 분위기의 박물관이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베트남은 당시의 이상적인 이념에서 많이 퇴색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당독재의 문제도 있다. 베트남이 왜 도이모이 정책을 취하게 되었는지, 호찌민의 사상과는 어떻게 조화롭게 펼치고 있는지 또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는 대목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오늘 하노이의 호찌민 박물관은 그저 호 아저씨 한번 보고 사진 찍고 그분의 유물들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정도의 그런 분위기였다. 호찌민 동상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마치 시장처럼 북적거렸다. 아마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유난히 그럴 것이다. 그런데, 호찌민 대통령은 오늘날의 이런 분위기를 좋아할까?
오늘은 에그 커피와 반세오와 우렁을 먹어 보았다~^^ 앗! 에그 커피 맛있다!!
오후 늦게 숙소로 가는 길에 드디어 기찻길에 기차가 지나간다~^^ 운이 좋았다!!
하노이의 밤을 또 걷는다. 오늘은 무슨 중요한 지역 행사가 열리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일부 구간은 통행제한을 하고 있다. 여자들은 거의 모두 아오자이를 예쁘게 차려입고 남자들도 정장을 입었다. 제단에서 의식을 올린 후 두 명의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무슨 행사인지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몰라도 공연도 하고 영상도 보여주고 다 함께 식사를 하느라 정신없는 하노이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 생활 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
이제 내일이 마지막 날이다. 내일은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마지막 하노이 음식을 먹을 예정이다.
2022년 6월 18일, 하노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