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이어 달리기도 통과_자전거만 남았다.
10킬로미터_73분 50초
다음 주 토요일 달빛 마라톤 대회가 있다. 저녁 7시에서 9시까지 남한 강변을 10킬로 미터 달리는 코스다. 생애 첫 마라톤 대회이기도 하다. 오늘 시간에 맞춰 저녁 7시가 되어 저녁을 먹기 전 호수를 뛰기 시작했다. 체력이 많이 좋아졌는지 발걸음이 가볍다. 예전에는 땅바닥에 본드로 붙어있는 운동화를 억지로 떼어내는 기분이었다면 오늘은 스카이 콩콩 스프링을 신발창에 달아 놓은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10킬로를 시도해 보았는데 여태 달린 것 중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티셔츠와 반바지가 땀으로 세탁을 했다. 나 혼자 비를 맞은 듯 얼굴에도 땀이 범벅이었다. 얼굴은 상기되었고 기분은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어 날아갈 듯했다. 본 대회에서는 연습한 만큼 뛰어야지 더 잘하려고 무리하면 안 된다. 월수금은 예정대로 수영을 하고 화목에 2차례 연습을 더 해보고 경기에 임해야겠다.
돌아오는 길에 8시부터 시작되는 분수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문득 18년 전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보았던 분수쇼가 떠올랐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한 물줄기가 신기해 보였다. 그 당시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는데, 요즘 들어 아름다운 광경에도 별로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오늘 밤에 10킬로를 뛰고 난 뒤 바라본 분수쇼는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에 10분에 1도 안 되는 규모였지만 내 시야를 완전히 빼앗아 가버렸다. 아예 타이머신을 타고 분수쇼에 넉 놓고 바라보던 결혼 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영화를 찍는다면 나는 지금쯤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환락의 거리를 걷고 있었을 것이다. 흐흐 나에게도 한 때 그런 때도 있었구나. 달리기가 참 많은 것을 되돌려준다. 몸과 정신 건강은 물론, 기억력도 좋아지고, 추억도 불러주고, 때론 아이디어도 떠오른다. 이래도 안 뛰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