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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태리 Mar 07. 2024

철인 5종 같이 하실래요?

테니스공과 민원인


말이 많다. 머리가 아프다. 가만히 있으면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테니스를 치러 갔다. 테니스는 상대가 있어야 하고 테니스장이 있어야 가능한 운동이라 동호회를 하지 않고서 혼자 하기는 어려운 운동이다. 다행히 테니스 터줏대감이 회원들을 코트에서 맞이해 주신다. 대학시절 공부를 제쳐두고 테니스를 쳐주던 선배가 갑자기 생각났다. 터줏대감 회원과 실력이 상대가 안되었기에 한 시간 넘게 난타를 쳤다. 공이 다양하게 날아온다. 붕 떴다가 오는 공, 직구로 날아오는 공, 백 슬라이스로 휘어 들어오는 공 등등 하지만 거의 네트를 넘기려 했다. 공이 아무리 다르게 날아와도 내가 타격을 가할 때 자세는 일정하다. 잽싸게 공이 바운드될 지점에서 자세를 잡고 기다려야 한다.


여러 방향과 세기로 날아오는 공이,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처럼 다가왔다. 같은 각도와 힘으로 날아오는 공이 없듯이 똑같은 성향의 사람들은 없다. 날아오는 공을 내가 치기 좋은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치듯이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설득해서 돌려보내야 한다. 날아오는 하나하나의 공마다 조심스레 대하듯 한 명 한 명 다가오는 사람들을 조심스레 대해야 한다. 하는 일이 내부 민원인들을 달래주는 일이다 보니 테니스 장의 노란 공들조차 민원인처럼 보였나 보다. 회사 일은 회사에서 정리하고 와야 하는데 말이다. 그나마 운동이 회사 일을 끊어주는 활동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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