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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태리 Mar 16. 2024

철인 5종 같이 하실래요?

20240316_버킷리스트를 실행해 보다

달리기 8.59킬로미터 56분, 수영 1.5킬로미터 43분


큰 맘을 먹었다. 지난 설에 철인 3종 경기에 본격적으로 입문하려고 철인 3종 지역 동호회에 가입했고 오늘 처음으로 동호회 정기 훈련에 참여했다. 15킬로미터 달리기 이후 수영을 연달아하는 과정이었다. 두 종목을 한꺼번에 이어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잔뜩 긴장을 하고 나갔다.


운동을 같이 하는 친목단체라 그런지 친밀감이 높아 보였다. 나이를 기준으로 위아래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내 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회사에서는 직급으로 가정에서는 경제력으로 정해지는 반면 오랜만에 나이를 기준으로 위계질서를 정하는 조직에 속하게 되었다. 물론 운동을 가장 잘하는 사람의 입김이 강하겠지만 말이다.


달리기와 수영사이에 아침을 먹으면서 동호회의 활동을 들어보니 그동안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들이었다. 제주도 한 바퀴 자전거 일주, 자전거 타고 카페 탐방, 당일 한라산 등반 등등 나의 버킷에 들어있는 리스트였다. 반면 비용이 상당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로지 승진만 생각하는 회사 이외 이렇게 다른 세계가 있다니 놀라웠다.


철인 3종 삶은 내 삶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 같았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달리기가 시발점이었다. 장거리를 달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지만 이를 통해 기초 체력이 단련되어 기존에 하고 있던 테니스와 수영 실력도 덩달아 향상되었다. 가장 큰 효과는 당뇨와 빈혈 초기 증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버렸고, 평생 하지 못했던 오래 달리기를 하면서 자신감이 커졌다. 달리기와 수영, 자전거를 타면서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흥분되었다. 내가 정말로 찾고 있었던 삶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을 더 할 수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호르몬이 분비되어 마음은 더 뛸 수 있지만 이는 가장된 것임을 알기에 참기로 했다. 무리 없이 달리기 8.59킬로미터와 수영 1.5킬로미터를 마무리했다. 아쿠아슬론에서 정한 2시간 제한 시간 내에 들어올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꿀잠을 잤다. 이 따뜻한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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