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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태리 Mar 18. 2024

철인 5종 같이 하실래요?

20240318_새로운 만남

4.31킬로미터 36분 36초


아침이 일찍 밝아왔다. 날은 벌써 환해졌는데 호수 주변 가로등이 켜져 있다. 가로등이 자동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지 모르겠지만 캄캄한 어둠이 빨리 사라지고 있다. 벚꽃 잎이 잎사귀를 내밀고 개나리가 아닌 노란 꽃, 산수유가 꽃망울을 틔우기 시작했다. 봄이다. 겨울에는 그렇게 일찍 일어나지 못하겠더니 오늘은 알람에 맞춰 일찍 일어나 주변을 뛰었다. 아주 천천히 호수 한 바퀴를 돌았다.


오늘은 새 식구를 들이는 날이다. 퇴근하기 전에 조퇴를 하고 입양을 하러 갔다. 토요일 날 방문해 맘에 두었던 아이를 안았다. 아이가 순순히 안겼다. 이렇게 순한 아이는 처음이다. 병원에 가서 칩을 몸속에 삽입하고 입양절차를 마쳤다. 내 이름 밑으로 또 한 아이가 등록이 되었다. 책임감이 생긴다. 아이가 잘못하면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만큼 교육도 잘 시켜야 한다. 


변화된 환경에 아이가 그럭저럭 잘 적응하는 것 같다. 그래도 속이 불편했는지 멀미를 한다. 아이와 같이 있어주려고 오후 수영반에 가지 않았다. 밥과 물 먹는 양이 어린아이들 먹는 양과 맞먹는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 쓰던 이유식 그릇에 담아 놓은 사료와 물을 1분도 안되어서 다 햩아먹었다. 내가 처음 안고 와서 그런지 내 옆에 와서 편안히 누워있다.  강아지가 마치 아기 같아 집안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가족 구성원이 강아지를 쳐다보느라 한 자리에 모였다. 


강아지를 구매하려고 하다가 유기견을 알아보았다. 내가 원하는 종을 찾을 수 없고 주어진 아이를 데리고 와야 한다. 어떤 강아지든 상관이 없었다. 다만 실내에서 키울 아이라 너무 크지 않고 잘 짖지 않았으면 했다. 보통 애완견보다 많이 컸지만 데려오기로 했다. 유기된 아이라 종을 알 수 없어 네이버 렌즈를 찍어보았다. 진돗개로 나왔다. 예전 어렸을 때 키웠던 강아지와 많이 유사하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아지다. 큰 아이뿐만 아니라 나도 많이 위로를 받을 것 같다. 웰컴투 마이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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