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태리 Mar 26. 2024

철인 5종 같이 하실래요?

20240326_슬라이스와 변화구

슬라이스와 변화구


직구를 좋아한다. 말할 때도 직선적으로 말하고 테니스 공을 칠 때도 직구로 보낼 줄 밖에 모른다. 그러는 나를 보고 정직하고 솔직하기도 하다 하지만 유치하고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다. 테니스 경기에서도 직선으로 보내니 상대가 공을 맞받아 치기 때문에 승패는 누가 실수하냐에 따라 결정된다. 여태 그렇게 살아왔다. 일할 때도 잔꾀가 없고 무조건 정석으로 하려 했다. 교과서에서 배우고 시험 정답대로 살려고 애써왔다. 그런데 세상은 배운 대로만 돌아가지는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자세를 바꾸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머물러 있는지 모르겠다.


테니스를 치는데 상대가 슬라이스 기술을 써서 공을 보냈다. 공이 튀어 오르다가 꺽어보인다. 예상은 하지만 맞받아 치기 쉽지는 않다. 상대에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개인 레슨이 시작되었다. 운동 신경이 좋은 나 금방 알아들어 시현해 보인다. 공이 그대로 튀어 오르기보다 각도가 꺾여 튀어나가는 것이 변화구였다. 공이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튀는 모습이 신기했다. 아니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습득하니 재미있었다. 테니스 말고도 말하는 화법에서도 슬라이스처럼 같은 뜻이라도 다양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왜 한 가지만 고집했나 싶다.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세련되게 말하고 행동하면 상대도 좋을 것을...


테니스를 시작한 지 30년이나 되었는데 이제야 슬라이스를 제대로 배운 듯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이번 주 토요일 열리는 분기대회에서 나의 슬라이스를 보여주어야겠다. 오늘은 운동을 재미있게 해서 꿀잠을 잘 것 같다. 아주 기분도 좋게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철인 5종 같이 하실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