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_아침이 길어지다
5킬로미터 37분 달리기
알람시계가 점점 빨리 울린다. 포비가 새벽 5시부터 나를 깨운다. 암막 커튼 뒤로 짙은 채도의 커튼이 더 쳐있는 것 같은데 포비는 일어나라고 연실 재촉한다. 실외 배변이 습관이 된 녀석은 아침마다 나를 괴롭힌다. 배변이 끝나자마자 먹을 것을 찾아 나선다. 철쭉 주변을 낮게 포복하다가 잽싸게 뛰어오르더니 벌 한 마리를 낚아챈다. 순간 포착된 장면이라 손을 쓸 수 없었다. 저 속이 괜찮나 하고 계속 강아지의 상태를 살폈다. 강아지를 집에 데려다 놓고 호수 한 바퀴를 뛰기 시작했다.
요즈음에는 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멀리서 강아지가 성인 남자 뒤를 따라 열심히 뛰고 있었다. 우리 포비도 함께 뛰면 좋으련만, 아침에 먹잇감을 찾으러 냄새에 집중하느라 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어차피 오늘 빨리 달릴 형편도 아니다. 일요일 마라톤대회에서 전력을 다했는지 다리 근육이 편하지 않다. 산에 다녀온 듯했다. 가볍게 뛰었더니 근육이 약간 풀리는 듯했다. 들어오자마자 시금치, 딸기, 양파를 넣고 오믈렛을 만들었다. 몇 년 전 몰타에서 묵었던 호텔에서 먹어본 오믈렛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큰 아이가 손이 많이 가냐며 내일 아침으로 선 주문을 했다.
강아지 산책으로 시작한 아침에 달리기, 식구들 아침 준비까지 많은 일을 처리하고 출근 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