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7_달리는 강아지
2.5킬로미터 달리기 30분
두 달여만에 처음으로 강아지와 함께 호수를 뛰었다. 호수를 완주한 것은 아니지만 강아지랑 바람의 언덕까지 다녀왔다. 냄새 먹기를 좋아하는 강아지를 데리고 한 걸을 내딛기가 쉽지 않았다. 저녁을 먹인 강아지를 데리고 나왔다. 허리에 끈을 묶고 강아지가 한 눈 팔 여유를 주지 않고 냅다 뛰었다. 강아지가 의외로 잘 따라온다.
우리는 공원의 중간 지점 바람의 언덕에 올라 꼭 끼어 앉고 바람을 맞이했다. 강아지의 털이 내 뺨에 와닿았다. 다음엔 샴푸의 잔향이 밀려왔다. 녀석의 헐떡이는 숨소리와 심장 소리가 차례로 내 피부로 전파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가 맞이하는 바람을 느꼈다. 녀석을 데리고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이 바람을 혼자 맞이하면서 같이했으면 좋을 누군가를 떠올렸겠지. 그런 고민을 할 고민을 주지 않은 강아지는 대신 내 옷을 하얀 털옷으로 염색해 놓았다. 겨울에 입었으면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