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0_강아지와 조깅
강아지와 뛰는 사람을 보며 나도 언젠가를 꿈꿨다. 입양해 온 강아지는 아침, 저녁으로 배변활동을 위해 산책을 나가지면 뛰려 하지는 않았다. 주변 냄새를 맡으며 먹이를 찾아야 했기에 내 맘대로 뛸 생각은 전혀 없는 모양이었다. 오늘 아침에 알람을 끄고 일어났더니 테니스 강습시간은 이미 지나있었고 대신 강아지를 데리고 호수 한 바퀴를 돌기로 했다. 간식을 주머니에 가득 담았다. 강아지가 마른 지렁이를 찾을 때마다 대신 간식을 주며 조깅을 유도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강아지는 훈련이 참 용이하다. 말을 듣지 않을 때마가 간식을 주면 잘 따라온다. 속으로 '내 간식을 받아먹으니 내가 하는 대로 따라와야 해' 하는 말에 내가 깜짝 놀랐다. 그럼 반대로 나도 누가 사주는 음식을 먹으면 그의 말에 따라야 한다는 소리 아닌가? 설령 그러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강요할 일은 아닌데 하면서 나는 강아지에게 바라고 있었다. 모순된 생각을 뒤로하고 강아지와 호수 한 바퀴를 돌았다. 간식이 떨어질 때까지 말이다.
주말은 언제나 바쁘다. 아침부터 작은 아이 화상 진로상담, 건조기 수리기사 방문, 아파트 소독기사 방문을 받고 빨래, 다림질, 바느질을 하다 보니 벌써 점심, 그리고 낮잠과 저녁을 차려먹고 보니 취침할 시간이다. 계획한 책을 다 읽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빨리 잠자리에 들어 내일 아침에 기어이 테니스 강습에 가려고 한다. 남편이 이 더운 날씨에 사 온 맥주 한 캔을 먹으니 잠이 잘 올 것 같다. 일상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