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하면서 사는데 왜 아직도 말하는 게 어려울까?

by mbly

우리는 매일 말을 하면서 삽니다. 하루 종일 입 한 번 안 뗐다는 생각이 들어도 가만히 보면, 음성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지 메시지, 메일, sns 등으로 소통을 했을 거예요.


우리는 말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거든요. 꼭 누군가가 내 말에 대해 반응해주고, 적절한 대답을 해줘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앞사람이 아무 말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어도, 그냥 혼자서만 말을 해도, 그저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리고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죠.


또 말을 하지 않을 땐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말이기도 합니다. 상대에 대한 감정 표현이기도 하고 내 기분이나 컨디션 또는 내 생각을 무언의 메시지로 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말을 하지 않을 때도 말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아무 말 없이 단톡방에서 '나가기'를 눌러보세요. 걱정스러운 메시지가 바로 도착할 겁니다.


"무슨 일 있어?"


말할 상대가 없으면 상대를 만들어서 말을 겁니다. 무인도에 떨어져도 무언가를 사람 형상으로 만들고 친구로 만들어서 기어이 말을 걸고 말죠.


이 영화 아시나요? 캐스트 어웨이. 톰 행크스가 불의의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지는데,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혼자였던 톰 행크스는 배구공에 사람 얼굴 형상을 그려놓고 말을 거는데요,


캐스트어웨이, 윌슨


절대로 배구공과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는데도, 톰 행크스는 물론 영화를 보는 우리까지도 배구공 윌슨과 깊게 정이 들어버립니다. 배구공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말을 걸 때 우리도 같이 말을 걸어요. 배구공에게 위안을 느낄 때 우리도 같이 위안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다음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어요.


윌슨을 바다로 떠나보내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뗏목이 난파되고 배구공 윌슨이 파도에 밀려 먼바다로 떠나갔을 때, 우리도 같이 울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렇게 우리는 사람이 없을 때도, 사람이 있다면 더더욱 말을 하고 싶어 하고, 말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말을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데, 왜 말은 참 어려운 걸까요? 매일매일 하다 보면 익숙해질 법도 하고, 꽤 잘할 법도 한데 몇십 년을 말하면서 살아왔어도 말을 해야 하는 자리는 늘 부담스럽습니다.


질문이 있냐고 물어보는 그 질문이 부담스럽고, 내 차례를 향해 다가오는 자기소개는 무섭기까지 합니다.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더 어렵죠. 나를 향하는 눈빛들은 내가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비난을 쏟아붓는 것만 같습니다.


말하다 보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된다.
조리 있고 논리 정연하게 말하지 못한다.
사람들 앞에 서면 횡설수설하게 된다.
"어.. 음.. 저.. 그러니까.." 이렇게 말이 뚝뚝 끊어지고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1대 1로 만날 때는 괜찮은데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어렵다.
너무 긴장이 된다.
질문을 받으면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
말끝을 흐리면서 말한다.
말을 더듬거리게 된다.
발음이 잘 안 된다.


공감할 수 있는 말하기를 알고 싶어요.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알고 싶어요.
호감을 사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조리 있고 신뢰를 주는 인상의 스피치를 하고 싶어요.
목소리를 바꾸고 싶어요.
일상생활의 말하기, 공식적인 말하기 둘 다 잘 배워보고 싶어요.



스피치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늘 설문조사를 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크게 나누면 두 가지에 해당합니다. 하나는 내용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고민, 다른 하나는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에요.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는 방법, 횡설수설하지 않도록 생각을 잘 정리하는 방법들은 내용에 대한 부분입니다. 신뢰감과 호감을 주는 말하기나 좋은 목소리에 대한 부분은 표현에 대한 부분이지요.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같은 범주에 있는 고민들을 하고 계실 텐데요,


고민을 하시고 계시다면 한 번쯤 해결방법들을 찾아보시기도 하셨을 겁니다. 책을 읽어보시기도 하셨을 테고, 유튜브나 관련 강의를 들어보기도 하셨을 겁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직접 코칭을 받아보신 분도 계실 테고요.


맞는 방법을 잘 찾아내셨다면 아마 그 이전과 현재의 말하기에 큰 차이가 있으실 겁니다. 생각정리가 어려웠던 분들은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지, 말의 속도가 너무 빨랐던 분들은 어떻게 빠르기를 조절해야 하는지, 목이 너무 아팠던 분들은 어떻게 편안하게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잘 받고 많이 달라지셨을 거라 생각해요.


저 역시 많은 분들에게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내용 구성에서 표현에 이르기까지 찬찬히 알려드리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법 이전에 원인을 먼저 알면 흡수가 더 빠르지 않을까?



운동을 할 때도 그렇잖아요. 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면 방법을 따라가기가 더 쉽고, 효과도 더 좋습니다. 오늘은 그냥 다리 운동을 하는 날이니까, 내일은 그냥 팔 운동을 하는 날이니까 그저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왜 오늘은 다리 운동을 해야 하는지, 왜 내일은 팔 운동을 해야 하는지를 알면 더 의욕적으로 운동할 수 있잖아요?


내가 가진 체지방량이나 근육량이 어느 정도고,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내가 가져가는 효과는 남들에 비해 얼마나 되고 이런 걸 알면 지금 트레이너가 내게 시키는 이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납득을 하게 됩니다. 납득을 하면 의욕도 더 샘솟고, 결과도 더 좋지요. 그렇지 않던가요?


스피치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왜 우리는 항상 말하기를 어려워하는지, 왜 애써 말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운지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말하기 훈련의 필요성에 대해서 납득을 하는 과정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게 납득을 하고 난 이후에 방법을 익힐 때 더 의욕이 샘솟고, 효과도 좋더라고요.


실제 수업에서 나온 경험입니다. 계속 훈련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계신 분은 그 의문이 풀릴 때까지 집중하기 어려워하시고, 집중하기 어려우니 훈련의 효과도 당연히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 이어 저는 스피치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지만, 그보다 우리가 말을 어려워하는 이유, 말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먼저 깊이 있게 다뤄볼 거예요. 그러면서 스피치 훈련의 필요성에 대해 여러분을 납득시킬 거고요.


'말하기 훈련 당연히 필요하지!'라고 이미 생각하시는 분들도 스피치 방법으로 바로 넘어가지 마시고, 원인을 짚는 부분, 훈련의 필요성을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부분을 먼저 자세히 읽어보세요. 훈련의 방향성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우리가 스피치 훈련을 하는 목적, 스피치 훈련을 한 이후의 결괏값이 어떠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정해두지 않으면 흔들릴 수 있거든요.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이걸 왜 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들 수 있어요.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무엇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해 주세요.




메인 이미지 출처 : fla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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