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없는 시간강사
대기업 정규직을 퇴사하고, 두 돌 된 아이와 남편 곁으로 돌아왔다. 더 이상 워킹맘도 주말부부도, 직장인도 아니다. 전업주부, 무직, 경단녀, 그냥 아기엄마가 됐다.
남편은 좁은 원룸에서 아파트로 옮겨와, 아이와 와이프가 있는 집에서 출퇴근을 하게 됐다. 이거, 내가 너무 밑지는 장사 아닌가.
내 신분이 바뀐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 초반엔 메일함을 확인하며 헤드헌터들의 제안서를 위안삼기도 했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몸담았던 직장이 얼마나 좋은 곳이었는지. 그런 곳은 다시 구할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커리어를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것은 어려웠다. 대기업의 치열함에는 자신이 없었다. 더 이상 정규직을 고집할 수도 없었다. 조금씩 욕심을 내려놓고 눈을 낮추는 와중에 둘째가 생겼다. 전업주부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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