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갑질

임산부, 갑질을 당하다

by 아침이슬

출산 예정일을 한 달 앞두고, MOU인지 사내어린이집인지 모르겠지만 꽤 중요한 내용을 보고하러 갔다. 그분과 팀장님, 담당자인 나까지 세 명이 함께였다. 그분은 당시 우리가 속한 조직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사람이었다.

이미 출산휴가를 신청해 결재도 받아둔 상태였다. 기안자는 인사담당자인 나, 최종 결재자는 그분이었다. 출산휴가에 들어가면서 후배에게 업무를 넘기기로 했고 인수인계도 거의 다 해뒀다. MOU는 계약서만 쓰면 되고, 사내어린이집은 경영진의 의사결정만 남아있는 단계였다. 경영진도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이라 그분께 진행현황을 상세히 보고할 필요가 있었다.


어차피 그 자리에서 결정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분도 이 안건으로 경영진에게 보고를 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받게 된다. 최종 보고를 앞두고 담당팀장이 실무자와 함께 왔다면, 할 수 있는 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애썼다, 고생했다, 많이 힘들지 않았느냐'와 같은 형식적인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출산 예정일을 한 달 앞둔 임산부가 반년동안 잡고 있던, 전사적으로 관심도 높은 업무의 결과물을 들고 왔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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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 주말부부, 워킹맘, 경단녀, 프리랜서, 시간강사, 기간제 교사로 초,중,고에 근무함. 마흔에 처음으로 기간제 교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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