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를 위한 16단계 가이드
2. 콘셉트·주제: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은?”
3. 플롯 설계: “어떻게 전개·반전·클라이맥스를 만들까?”
5. 배경·세계관: “무대가 이야기와 어떻게 맞물리나?”
6. 아웃라인·시퀀스: “장면 순서를 조립했는가?”
7. 장면 설계: “각 씬이 드라마적 변화를 일으키나?”
8. 첫 번째 초고: “속도 vs 완성도, 어디에 초점?”
9. 서술 기법: “보여주기(Show)와 말해주기(Tell)의 균형?”
10. 시점·화법: “1인칭, 3인칭 제한, 전지적?”
11. 대대적 개고: “매크로 → 마이크로 순서로”
12. 피드백·베타리딩: “독자는 어디서 지루해하는가?”
13. 전문 편집: “맹점을 없앴는가?”
14. 출판 전략: “전통·독립·웹·POD 중 최적 채널?”
15. 브랜딩·마케팅: “독자와 지속적으로 소통”
16. 장기 루틴: “한 편 완성 후, 다음 목표?”
소설을 처음 쓰기로 마음먹고 아이디어를 떠올리셨다면, 이제 다음 단계로 이야기의 콘셉트와 주제를 명확히 할 차례입니다. 콘셉트와 주제를 정하는 일은 소설 집필 16단계 중 2단계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누구나 시작은 어려운 법이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면 나만의 이야기 뼈대와 중심 메시지가 분명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콘셉트와 주제를 다듬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고, 구체적인 연습 방법을 소개합니다.
콘셉트는 소설의 전체 뼈대가 되는 핵심 개념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 “이 이야기는 무엇에 관한 것인가?”에 대한 답이죠. 콘셉트가 명확해야 그 위에 줄거리와 캐릭터를 탄탄하게 쌓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초보 작가분들께는 콘셉트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는 연습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야기를 길게 설명하지 않고도 한 줄로 정리해보면, 내가 쓰려는 소설의 기본 골격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주인공과 목표, 갈등을 생각해 봅시다. 대부분의 이야기에는 “어떤 인물(주인공)이 무엇을 이루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장애나 충돌(갈등)을 겪는다”라는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을 하나의 문장에 담아보는 거예요. 이를 흔히 ‘1문장 연습’이라고 부릅니다. 한 번 도전해 볼까요?
-1문장 연습: “○○(주인공)이 △△(목표)를 이루려다 □□(갈등)을 겪는 이야기”라고 자신의 소설을 요약해 보세요. 예를 들어, 유명한 동화 신데렐라를 한 문장으로 쓰면 “신데렐라(주인공)가 무도회에 가 행복을 찾으려다 계모와 언니들의 방해(갈등)를 겪는 이야기”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줄로 정리하다 보면 주인공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고,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는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만약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 어렵다면, 아직 이야기의 중심 갈등이 뚜렷하지 않은 것일 수 있어요. 괜찮습니다. 그럴 땐 “내 주인공이 간절히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 길을 가로막는 방해 요소는 무엇일까?” 자문자답해 보세요. 질문에 답을 채워나가는 과정 자체가 콘셉트를 구체화하는 작업입니다.
콘셉트를 한 문장으로 명료하게 세우면 여러모로 좋습니다. 첫째, 이야기가 길어지거나 방향을 잃을 때 다시 콘셉트를 보면 핵심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둘째, 나중에 작품을 소개하거나 출판사에 투고할 때도 간결한 이야기 소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가인 여러분 스스로가 이야기의 기본 틀을 이해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얻을 수 있지요.
처음에는 완벽한 문장이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번 시도해 보면서 단어를 다듬어 보세요. 예를 들어 “사랑을 찾는다”보다는 “첫사랑을 되찾으려고 노력한다”처럼 구체적으로, “힘든 일을 겪는다”보다는 “가문의 저주와 싸운다”처럼 생생하게 표현해 보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이야기에 대한 흥미와 긴장감도 한층 살아납니다. 이야기의 콘셉트는 높이 세운 집의 골조와 같습니다. 단단하게 세운 콘셉트 위에 멋진 소설을 지을 준비를 마쳐볼까요?
콘셉트를 확립했다면,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야기의 주제와 메시지를 고민해볼 차례입니다. 주제는 흔히 이야기 속에 흐르는 근본적인 질문 혹은 생각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소설을 다 읽고 책을 덮었을 때 마음속에 남는 여운이나 물음이 바로 주제이지요. 쉽게 말해, “이 소설은 궁극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에 대한 답입니다.
주제를 생각할 때는 우선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을 떠올려 보세요. 좋은 소설은 독자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대답 또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로맨스 소설이라면 “사랑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까?”, 미스터리라면 “진실은 끝까지 밝혀질까?” 같은 질문이 이야기 전반에 흐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에서는 어떤 질문이 중심에 있나요? 혹시 바로 떠오르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차근차근 인물과 갈등을 떠올리며, 그 밑바닥에 깔린 인생 질문을 찾아보세요.
주제는 종종 추상적인 단어로 표현되곤 합니다. 예를 들면 사랑, 정의, 희생, 성장 같은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한 단어 주제만으로는 아쉽습니다. 그 주제에 대해 어떤 관점이나 메시지를 전할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주제가 “우정”이라고 하면, 메시지는 “진정한 우정은 시간과 역경을 이겨낸다”와 같이 구체적인 주장이나 깨달음의 형태가 되어야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니 주제(소재)를 넘어서 메시지(전하고 싶은 생각)를 생각해 봅시다.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아래 연습을 따라 해보세요.
주제·메시지 명료화 연습: 여러분의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부딪히는 삶의 질문은 무엇인가요? 그 질문에 대해 이 소설이 보여주는 답이나 시사점은 무엇인지 1~3문장으로 적어보세요. 가능한 한 짧게 써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복수”라는 주제를 다룬다면 “결국 복수심은 또 다른 불행을 낳는다. 용서는 복수보다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선택이다.” 이런 식으로 2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겠지요.
이 연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이야기의 방향성과 깊이감입니다. 주제와 메시지가 뚜렷해지면, 글을 쓰는 동안 “내가 이 장면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바는 무엇이지?”라고 스스로에게 계속 물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이야기의 가지치기를 할 때도 큰 기준이 되어 줍니다. 또한 주제가 분명한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독자는 재미있는 사건도 좋아하지만, 그 사건을 통해 삶에 대한 어떤 통찰이나 감정을 느낄 때 진정으로 감동받거든요.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너무 교훈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주제와 메시지를 분명히 생각하더라도, 이를 독자에게 억지로 가르치려 들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이야기 속 캐릭터의 선택과 변화, 사건의 결과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이것이 이 소설의 교훈!”이라고 정해 놓고 쓰면 자칫 지루하거나 설교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초안 단계에서는 그저 “내가 이 이야기를 통해 독자와 나누고 싶은 생각은 무엇인가”를 스스로 알고 있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나중에 고쳐 쓰는 과정에서 조금씩 표현을 조율하면 돼요.
끝으로, 주제와 메시지는 작가인 당신의 진심과도 맞닿아 있어야 합니다. 내 가슴을 울리지 않는 메시지는 독자에게도 울림을 주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쓰고 있는 이야기의 상황에 비추어 내가 정말로 던지고 싶은 인생 질문은 뭔지, 그에 대한 나만의 대답은 어떤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 답이 곧 작품의 영혼이 될 주제이자 메시지입니다.
소설 집필 2단계로 콘셉트와 주제를 다듬는 방법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요약하는 콘셉트 작업을 통해 이야기의 뼈대를 세우고, 이어서 주제가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를 3문장 이내로 정리하여 이야기의 영혼을 불어넣는 과정이었지요. 처음엔 이런 작업이 낯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콘셉트를 명확히 하면 줄거리에 중심이 생기고, 주제와 메시지를 명료화하면 이야기에 깊이와 방향이 생깁니다. 이것은 이후 등장인물 설정이나 세부 사건을 구상할 때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 줄 거예요.
마지막으로 기억해 주세요: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콘셉트나 주제는 글을 쓰는 중간에도 발전하고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은 방향을 잡는 연습을 하는 단계라고 편하게 생각하세요. 쓰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주제가 더 뚜렷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 또한 창작의 즐거움이니까요.
이제 용기를 내서 여러분만의 이야기를 한 줄로 소개해 보고, 마음 속 질문을 꺼내보세요. 분명 멋진 소설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콘셉트와 주제를 탄탄히 잡은 지금, 다음 단계의 집필도 한결 수월해질 거예요. 처음 소설을 쓰는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Savannah Gilbo, “How to Figure Out the Shape of Your Story.” (블로그) – 모든 이야기는 시작에 질문을 던지고 끝에 답을 제시하며, 중심 물음을 파악하면 나머지 줄거리를 구성하기 쉽다고 설명합니다.
Donna Jo Stone, “Writing a First (or Second) Novel: Story Premise & GMC.”Almost An Author – 주인공의 목표, 동기, 갈등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공식(GMC: Goal, Motivation, Conflict)을 소개하며 명확한 스토리 콘셉트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Gatekeeper Press, “8 Tips for Writing Science Fiction.” (블로그, 2023) – SF 소설 집필 팁 가운데 2번째로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을 결정함으로써 콘셉트를 잡아라”라고 조언합니다.
Kenneth W. Myers, “Theme and Plot: Ensuring Your Story Has Meaning.”Myers Fiction – 주제를 이야기의 철학적·감정적 핵심이라고 정의하며, 한 줄로 요약될 수 있는 보편적 인간 경험이나 통찰로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