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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oo Nov 17. 2019

꿋꿋이 양귀비

처음 본 양귀비는 바람에 힘없이 휘어 애달파 보였습니다.


바람은 얇은 꽃잎을 접고 줄기를 잡아채듯 휘두릅니다.   







하지만 꺾이거나 쓰러지지 않는 양귀비.


고개를 밑으로 향하던 꽃봉오리는 드디어 껍질을 벗어내면서 꽃 얼굴을 듭니다.


얇은 꽃잎은 있는 힘껏 붉어봅니다.


가녀린 줄기에는 뾰족하고 거친 털을 돋아냅니다.  











처음에는 마냥 약해 보이던 양귀비는 이제 강인해 보입니다.

'질기고 굳세다. 꿋꿋하다'라는 뜻의 '질기 굳다'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꺾이거나 찢기지 않습니다.

묵묵히 꽃 깊은 가운데 씨앗을 만들어냅니다.  







양귀비의 꽃이 지면 씨앗 주머니가 생깁니다.


그 안에 아주 작은 점 같은 씨앗이 한가득 들어있어요.


그  씨앗이 모두 싹을 틔우지 못한다 해도, 그걸 알기 때문에 더 많은 씨앗을 준비하나 봅니다.




올해의 양귀비는 넓은 잔디밭에 몇 송이 없더라도 다음 해에는 더 많아지겠지요!





저도 흔들리더라도 휘둘리지 않고 열심히 씨앗을 많이 만들어야겠습니다.

Have a Green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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