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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사가 May 03. 2022

따님의 7번째 생일

- 축하해, 사랑해, 고마워 -


이제 슬슬 '아픈 건 나였는데 왜 축하는 네가 받냐!'의 마음이 드는 걸 보니 따님이 많이 컸나 보다.

코로나 시기와 초등학교 입학이 맞물려 따님을 돌본다고 휴직한 지 이제 1년이 지났다. 억울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화가 안 난다 하면 가식이고, "왜 나만 휴직하냐! 애는 나 혼자 만들었냐!" 분한 마음을 굳이 생일인 오늘도 숨기지를 못하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현재 진행형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생일 축하한다고 격하게 소리 질러주고, 스쿨버스 대신 엄마 차로 데려다주고, 씩씩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에서 지내다 오라며 들여보내고, 오후에 다시 또 데리러 갈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굉장히 기쁘고 보람된 일인 건 맞다.

학교에 입학하니 욕심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공부도 잘했으면 좋겠고, 칭찬받는 모범 어린이였으면 좋겠고, 각종 "좋겠다"의 향연이다. 그럼에도 생일은 처음을 기억하게 한다. 건강하게만 태어나길 바라고, 행복하게 자라길 바랐던 그날 밤의 그 순간, 그 마음으로 돌아가 따님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너를 낳은 건 내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고, 너를 키우는 지금은 내 인생에서 제일 뜻깊은 시간이라고. 그렇게 말하며 안아주곤 따님의 생일 아침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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