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은 꽤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아이의 백일잔치, 수능 백일기도, 백 일이 남든 지나든 그 기간이 우리네 문화에선 매우 중요한 가보다. 그 옛날 단군신화 속 곰과 호랑이도 마늘과 쑥을 백 일간 먹어야 하지 않았나.
하루를 하면 삼일을 하고, 삼일을 하면 일주일을 하고, 일주일을 하면 한 달을 할 수 있단다. 한 달을 하면 백일도 할 수 있을게다. 아마도 이 말은 멀리 보려 하면 지칠 수 있으니 가까운 것부터 보라는 뜻 같다. 괜히 지금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우려는 대신 하루하루 소소한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하지 싶다.
처음보단 아마 중간이 더 어려울 듯하다. 의욕에 넘쳐 불같이 타오르는 처음보단, 힘도 빠지고 지루해졌을지도 모를 50일쯤이 고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때를 대비해 쓸 수 있을 때 더 써놓기도 하고 하다못해 소재라도 간단히 적어놔야지 마음먹는다.
나를 못 믿어 강제의 틀 속에 들어왔음에도 또 자유로워지길 원한다. 이 아이러니는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그냥 그게 나인가 보다 받아들여야 하나보다. 적든 많든 짧든 길든 어쨌거나 쓰는 게 중요하다. 행위는 강제하나 내용은 자유로우면 되려나, 모르겠다.
구체적이지도 않고 체계적이지도 않은 다짐인 이유는 하나다. 나에게 도망갈 구멍을 하나쯤은 쥐어주고 싶어서. 그래서 구멍 난 다짐이다. 내가 내 자신에게까지 엄격하고 단호해야 할 필요는 또 무언가. 혹시나 흐지부지되더라도 그만큼 해서 장하다 말 한마디 해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